[단독]정부, 미 ‘대북정보 공유 제한’에 상응조치 검토···보안조사서 ‘유출’ 정황 안 나와

이유진·곽희양·강연주 기자 2026. 4. 2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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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발언 관련 “유출 정황 발견 못해”
관계자 “대북 정보수집·감시에 이상 없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0일 오후 외부 일정을 마친 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도착, 집무실로 향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미국 측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 구성군의 핵시설 존재를 언급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보안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 장관 발언이 미국 측이 제공한 정보 유출에 따른 것이란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 장관 발언 이전에 구성 핵 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라고 밝혔다. 정부는 정 장관 발언을 빌미 삼아 미국 측이 대북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한 것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경향신문에 “이번 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광범위한 보안 조사를 실시했으나 관계 부처에서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 측이 우리 측에 제공해오는 정보가 일부 제한되고 있기는 하나 여타 수단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으며, 대북 정보수집 및 감시에는 이상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측이 현재 우리 쪽과의 공유를 중단한 대북 정보의 규모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50~100쪽 정도로 묘사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한 관련 정보는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제공받는 것도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미국에게 제공하는 부분도 있어 양측간에 상호 보완적인 성격이 있다”라며 “따라서 미국의 조치에 대해 우리 측도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인도를 국빈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를 통해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동영 내쫓으려 한·미관계까지 볼모? 정 “공개 정보 수차례 언급…느닷없이 나온 저의 의심”’이란 제목의 언론보도를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야 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핵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우라늄 농축시설이 가동되는 지역으로 영변과 강선, 구성 3곳을 지목했다.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 확인한 평안북도 영변군과 남포특별시 강선군 이외에 평안북도 구성시를 추가로 언급한 것이다. 미국 측은 정 장관의 발언 근거가 미국 측이 제공한 정보라고 보고, 항의하는 차원에서 대북 인공위성 정보의 공유를 일부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지난해 7월14일 (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구성을 언급했다. 그때 아무 말 없다가 9개월이 지나서 이 문제를 들고나온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북핵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정책을 설명한 것을 정보 유출로 몰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 유출로 몬 주체가 여권 관계자이냐, 미국 측이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이번 논란이 이른바 동맹파와 자주파의 갈등에서 불거진 거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경질설에 대해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을 설명한 것을 정보 유출로 몬 것이 문제”라며 “책임을 이야기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중동전쟁으로 안보 환경이 엄중한 가운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한·미 관계 위기설을 퍼뜨리는 일각의 행태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과 블로그에서도 “정보 누출이라는 주장은 얼토당토않은 말”이라며 “정보보고를 받지 않았는데 무슨 정보 누출을 한다는 말이냐”고 밝혔다. 정 장관은 “한·미 간 무슨 큰 이견이라도 있는 듯 부풀리며 정부를 공격하는 야당 등의 일각의 행태도 참으로 보기 민망하다”고 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널리 알려진 공개 사실을, 그것도 국회 상임위원회 질의응답에서 나온 발언조차 문제 삼는다면, 이는 대한민국 스스로 외교·안보 논의의 공간을 좁히는 일”이라며 “국민의힘은 지금 당장 이 저열한 정쟁을 멈추라”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북 관계에 아무 도움도 안 되면서 대미 관계에서 문제만 일으키는 정 장관을 즉시 해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경원·윤상현·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도 정 장관은 한·미 연합훈련 축소 발언과 비무장지대(DMZ) 출입허가권을 둘러싼 통일부와 유엔군사령부의 갈등을 언급하며 정 장관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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