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소비 사라졌다… ”다이소·명품만 웃는 ‘양극화 소비’ 심화

경기 둔화 속에서 소비 양극화가 극명해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저가와 프리미엄 소비만 동반 성장하고, 중간 가격대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26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 따르면 명품 및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은 백화점은 RBSI 115로 유일하게 기준치를 웃돌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대형마트(66)와 온라인쇼핑(74)은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소매유통업 중 고가품 소비가 많은 백화점만 활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3대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3월 하이주얼리(고가 보석을 소량 제작)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59.6% 상승했다.
명품 매출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에르메스(1조1250억원), 루이비통(1조8542억원), 샤넬(2조원 이상) 등 주요 브랜드가 국내에서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이어지며 고가 소비는 오히려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중동 전쟁과 경기 침체로 유럽과 일본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의 매출이 감소했지만 한국 매출만은 유일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가 상품이나 명품 매출 못지않게 최저가를 찾는 가성비 소비도 활발하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536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4424억원으로 전년보다 19.2% 급등했다.
또 국내 패션시장이 극도의 침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니클로(1조3500억원)·탑텐(9000억원)·스파오(6000억원)·무신사스탠다드(4700억원) 등 가성비 의류를 파는 주요 SPA 브랜드 지난해 합계 매출액은 3조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소비가 양극화 된 데는 소득 양극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5분위 가운데 상위 20%는 3분기보다 6.1% 증가했지만, 하위 21~40%는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득이 높을 수록 소득 증가율도 높았다는 뜻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같은 소비 양극화가 고착화되면 내수시장 회복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양극화가 심화될 경우 내수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중산층 소비가 줄어드는 ‘평균 실종’이 이어지면 내수 제조업 구조 변화와 함께 경기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redsu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