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천문학적 투자 기대 못 미치는 디아즈-터커, 그래도 1위니까 OK?[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다저스는 '헛돈'을 쓴 것일까. 거액을 투자한 선수들의 초반 성과가 미비하다.
LA 다저스는 4월 20일(한국시간)까지 시즌 15승 6패, 승률 0.714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유일의 7할 승률 팀으로서 전체 승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올해는 마운드에서도 맹활약 중인 오타니 쇼헤이를 앞세워 월드시리즈 3연패를 목표로 초반 순항 중인 다저스다.
다만 1위를 달리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지난 겨울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선수들의 성적이다.
다저스는 오프시즌 여러 선수를 영입했다. 많은 선수가 다저스와 계약했지만 핵심은 두 명이었다. 외야수 카일 터커, 마무리 투수 에드윈 디아즈다. 터커는 다저스와 최대 4년 2억4,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디아즈는 3년 6,900만 달러에 다저블루 유니폼을 입었다.
다저스는 두 선수가 팀 전력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고민이었던 두 포지션을 시장 최대어로 채워 넣은 다저스였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지만 다저스는 뒷문과 외야 한 자리로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해 마무리 투수였던 태너 스캇은 정규시즌 무려 10번의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를 믿을 수는 없었던 다저스는 지난해 사사키 로키를 가을야구 마무리 투수로 기용했다.
외야는 마이클 콘포토가 문제였다. 콘포토는 지난해 138경기에 출전해 .199/.305/.333 12홈런 36타점을 길고하는데 그쳤고 결국 포스트시즌에서는 로스터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개 전후의 홈런, 0.700대 중반의 OPS를 기대하고 단년 계약으로 콘포토를 영입한 다저스였지만 성과는 최악이었다.
지난해 둘에게 데인 다저스는 올해는 최고의 선수들로 그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성과는 만족과는 거리가 멀다.
디아즈는 시작은 좋았다. 시즌 첫 5번의 등판에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1이닝 3실점 블론세이브를 범한데 이어 이날은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3실점했다. 디아즈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현재 무려 10.50이다.
블론세이브는 텍사스전 하나 뿐이었지만 그건 작은 문제다. 구위와 구속이 뚝 떨어진 것이 가장 큰 문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투피치 투수인 디아즈는 올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마일 이상 떨어졌고 두 구종의 움직임도 모두 무뎌졌다. 지난해 시속 97마일 이상이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올해 95마일대로 낮아졌고 슬라이더의 각도도 작아졌다.
공이 나빠지니 도망을 다닐 수 밖에 없는 법. 9이닝 당 볼넷은 지난해 2.85개에서 올해 7.5개로 급증했다. 데뷔 후 거의 전 시즌 1할대를 유지하던 피안타율은 올해 무려 0.333. 이닝 당 출루허용(WHIP)은 올해 2.33으로 마무리 투수로는 실격인 수치다. 마지막 1이닝을 책임지는 마무리 투수가 등판할 때마다 2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낸다는 것은 9회를 맡을 자격이 없다는 의미다.
구속의 저하는 건강의 적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그저 커맨드가 잠시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몸상태에 이상이 생겨 공이 나빠진 것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터커는 연평균 무려 6,000만 달러를 받는 선수다. 계약 기간이 짧은 만큼 총액은 아주 높지 않지만 연평균 수령액 기준으로는 후안 소토(NYM, 15년 7억6,500만 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고액 계약이다.
다저스가 29세 외야수 터커에게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액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그가 그만한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라 판단해서다. 2018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데뷔해 휴스턴과 시카고 컵스에서 뛴 터커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꾸준히 0.800 이상의 시즌 OPS를 기록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풀시즌 주전 선수가 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은 꾸준히 20개 이상의 홈런,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출루 능력과 적은 삼진, 빼어난 주루 능력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첫 21경기에서 .256/.347/.390 3홈런 13타점 3도루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기록한 0.464가 커리어 통산 가장 낮은 장타율이었던 터커지만 올해는 장타율이 0.400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도 '투수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3경기 5안타, 2장타를 기록하며 끌어올린 성적이다. 터커는 쿠어스필드 원정 전까지 시즌 첫 18경기에서 .239/.350/.343 2홈런 11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첫 18경기에서 기록한 16안타 중 장타는 2루타 3개와 홈런 2개, 5개 뿐이었다.
물론 지금도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 생산성을 기록 중이지만 문제는 '가성비'가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터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비싼 선수다. '평균 이상'에 만족할 수는 없다. 리그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야 수지타산이 맞는 선수다.
무안타 경기는 많지 않았지만 멀티히트가 워싱턴 내셔널스전 단 두 번 뿐이었던 터커는 채 0.700도 되지 않는 OPS를 유지하고 있었다. 타율은 2할대 중후반에 그쳐도 0.800을 훌쩍 넘는 OPS와 함께 굉장한 타격 생산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다저스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는 초반 모습이다.
타구 질 자체가 나빠졌다. 터커의 올시즌 평균 타구속도는 시속 88.2마일로 커리어 최저다. 데뷔시즌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시속 90마일 이상의 평균 타구속도를 유지한 선수였다. 배럴타구 비율도 데뷔시즌 이후 최저, 발사각도도 낮아졌으며 스윗스팟 명중율도 데뷔시즌 이후 최저다. 기대 타율은 올해 0.226으로 오히려 타율은 운좋게 기대보다 높은 셈이다. 기대 장타율도 0.362로 낮다.
타구 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대 가중출루율(xwOBA)도 0.314, 컨택 시 기대 가중출루율도 0.334로 커리어 최저인 것은 물론 리그 평균보다도 낮다. 원래 리그 최상위권의 xwOBA를 기록하는 선수였지만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다. 볼넷이 많고 여전히 어깨가 강한 것을 제외하면 세이버 매트릭스 지표에서도 이렇다 할 돋보이는 수치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터커다.
패스트볼에는 잘 대처하고 있지만 변화구 대처 능력이 예년에 비해 급감한 것이 문제. 지난 5년간 약 15%대에 머물던 삼진율도 올해는 21.1%까지 올랐다. 이 페이스라면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100개 이상의 삼진을 당할 수도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고 다저스는 이들의 기대 이하 성적에도 여전히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아직 복귀를 기다리는 선수들이 많음에도 순항하는 만큼 이들이 계속 반등하지 못한다고 해도 다저스의 3연패에는 큰 장애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큰 기대를 갖고 거액을 투자한 선수가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팀 입장에서는 뼈아픈 실패일 수 밖에 없다.
오프시즌 다저스의 핵심 보강이었지만 아직은 제 모습이 아니다. 과연 두 선수가 언제 다저스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는 모습을 되찾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위부터 에드윈 디아즈, 카일 터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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