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상단 노출’ 유혹, 2030 사장 등쳤다

윤성우 기자 2026. 4. 2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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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포털 사칭 마케팅 업체들
홍보 미끼 수백만원씩 가로채
온라인 광고대행 분쟁

전북 전주에서 기념품 가게 창업을 준비 중인 A(30)씨는 한 달 전 창업 자금 2000만원 중 400만원을 한순간에 날릴 뻔했다. 대형 포털 사이트와 연계된 업체라고 소개한 한 마케팅 업체가 “월 6만6000원이면 포털 지도 앱 최상단 노출을 보장한다”고 접근해왔다. A씨는 업체 말을 믿고 카드 정보를 넘겼는데 업체 측에서 5년 치 비용인 약 400만원을 결제하려 했다. 카드 한도 초과로 실제 결제는 159만원에 그쳤지만 업체는 환불을 거부하고 있다.

창업 전선에 뛰어든 20·30대를 상대로 과장·허위 광고를 하는 마케팅 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업체들은 판로 개척이 급한 초보 사장들에게 대형 포털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꾀어 창업 자금을 축내고 있다. 이들은 네이버나 다음 같은 대형 포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포털의 공식 협력사라고 홍보하며 “지도 상단 노출”을 미끼로 마케팅비 수백만 원을 뜯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도 상단 노출은 대형 포털이 운영하는 지도 앱에서 맛집이나 카페를 검색했을 때 이용자 눈에 가장 먼저 띄는 상위 1~3위 자리에 올려주는 서비스다. 소비자들이 지도 앱을 보고 맛집 등을 검색하는 경우가 많아 자영업자들은 상단 노출 마케팅에 솔깃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구에서 칵테일바를 하는 30대 B씨도 작년 9월 비슷한 피해를 봤다. 개업 초기 손님이 없어 홍보가 절실했던 B씨는 “월 14만3000원에 포털 지도 상단 노출에 필요한 블로그 리뷰단을 매주 최소 20팀 이상 보내주겠다”는 업체 말에 속아 1년 치인 171만6000원을 결제했다. 하지만 실제 방문한 리뷰단은 많아야 주 3~4팀 수준이었다. 칵테일바는 여전히 지도 상단에 노출되지 못한 상태다.

그래픽=이진영

포털 측은 이 업체들이 설명하는 지도 상단 노출 마케팅 효과가 미미하거나 아예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네이버 측은 “지도 노출은 이용자 만족도와 반응도 등 다각적인 요소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구조”라며 “마케팅 업체가 인위적으로 순위를 조종할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초보 사장들은 마케팅 업체들의 행태가 “사기에 가깝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케팅 업체들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내용을 담은 계약서를 방패 삼아 법망을 교묘히 피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포털을 사칭하거나 지도 상단 노출 같은 약속은 명백한 소비자 기만”이라며 “의심 업체들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수사 의뢰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서울북부지법은 지도 상단 노출을 미끼로 수천만 원을 가로챈 30대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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