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라던 치매약, ‘부작용’ 남고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치매 원인 지목된 ‘아밀로이드 베타’
물질 제거해도 인지개선 효과 없어… 뇌부종 등 부작용 위험만 크게 증가
바이오업계, 새 기전 신약에 눈돌려

● 효과 미미한 알츠하이머 신약, 부작용 커

분석 결과는 참담했다. 환자들 뇌 속의 아밀로이드 베타는 눈에 띄게 감소했지만, 인지 기능 개선은 위약(가짜 약)을 투여한 집단과 큰 차이가 없었다. 사망률이나 심각한 부작용의 발생 빈도는 약 투여군과 위약군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뇌가 붓거나(뇌 부종) 뇌 미세 출혈 등 경증 부작용 위험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방식의 신약이 환자에게 뚜렷한 이득을 주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그간 학계에서 논란이 많았던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을 정면 반박하는 결과다. 알츠하이머에 걸리면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의 양이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이 단백질 덩어리가 사라진다고 인지 개선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즉 아밀로이드 베타가 알츠하이머 진단에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지만, 치료에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방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가장 먼저 넘었던 알츠하이머 신약 아두카누맙은 2021년 출시할 때부터 효능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아두카누맙이 출시 이후 환자들에게서 뚜렷한 인지 개선을 보이지 못하자 개발사인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생산 및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 새 기전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등장
전문가들은 이제 다른 방식의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을 해야 할 시기라고 보고 있다. 학계에서는 타우 단백질을 제거하거나 뇌 신경세포의 염증을 줄이는 등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를 병용하는 방식이 효과가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묵인희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는 “각각의 기전을 타깃으로 하는 연구가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단순히 수치 개선보다는) 환자가 실제로 느끼는 ‘삶의 질 개선’을 최우선 지표로 삼아야 같은 실수를 번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스 비셀 뉴사우스웨일스대 의대 교수 역시 “아밀로이드 베타가 질병 발생에 관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알츠하이머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며 “뇌세포에서 발생하는 분자, 세포 생물학적 문제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기전 혹은 다중 기전의 알츠하이머 신약에 의료계 및 환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에노비스바이오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을 함께 제거하는 방식의 치료 후보물질 ‘분타네탑’의 임상 3상을 현재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아리바이오의 ‘AR1001’, 젬벡스의 ‘GV1001’이 여러 기전을 동시에 공략하는 다중 기전 치료 후보물질로 각각 임상 3상에 진입했다. 국내 바이오 기업 아델이 개발한 ‘ADEL-Y01’은 타우 단백질을 제거하는 항체 치료 후보물질로, 지난해 12월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에 기술 수출을 한 바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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