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굴뚝’ 지고 ‘AI·배터리’ 뜨고…울산 수출 지형도 바뀐다

경상일보 2026. 4. 2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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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분기 울산 수출이 거센 대외 악재의 파고를 뚫고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고유가 지속, 미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다중고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라는 놀라운 저력을 발휘한 것이다. 특히 이번 성과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업종의 부진을 딛고 거둔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분기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울산의 수출 지형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울산을 지탱해온 이른바 '전통 주력 산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동차 수출은 대미 수출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하락했고, 석유화학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하지만 이 빈자리를 비철금속과 이차전지라는 신산업이 메우며 전체 수출 호조를 견인했다.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수요가 폭증한 동·아연·알루미늄 등 비철금속(42.5%)과 AI·로봇 산업의 수요를 등에 업은 전기차·ESS용 배터리 등 건전지 및 축전지(25.4%) 수출이 급증하며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건전지 및 축전지 분야의 약진은 울산이 '국가 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구'로서 제4의 미래 동력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음을 증명한다. 비철금속 수출의 폭발적 증가 역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미국의 중국산 배제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이 맞물린 전략적 승리다. 과거 '굴뚝 산업'으로 대변되던 울산의 수출 지형도가 이제 AI 혁명의 핵심 소재와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래 산업'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 시장 다변화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그간 고질적 약점이었던 미·중 의존도를 털어내고 호주, 일본, 인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안정성을 높였다. 특히 호주는 5대 주요 품목 수출이 고루 증가하며 분기 기준으로 중국을 제치고 울산의 2위 수출국으로 입지를 굳혔다. 홍콩과 인도 등에서의 수출 증가 역시 고무적인 신호다.

올해 1분기 울산 수출은 단순히 수치적 회복을 넘어 새로운 성장 궤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이는 울산이 '굴뚝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미래산업 도시로 성공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다만,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 울산시와 무역당국은 글로벌 공급망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지역 기업들이 거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안정적인 관리 전략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행정적·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