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는 빙산 일각… 학교 컴서 ‘CPU·저장장치’도 빼냈다

조경욱 2026. 4. 2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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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 관내 실태 조사

‘저가 바꿔치기’ 직원 담당 8곳서
부품 444개, 총 9천만원 상당 피해
소속 B업체에 전부 원상복구 조치
조달청에 부정당 업자 제재 요청도


학교 컴퓨터에서 메모리를 저가 제품으로 ‘바꿔치기’한 전산장비 유지보수 업체 직원(3월16일자 6면 보도)이 컴퓨터 내 중앙처리장치(CPU)와 저장장치(HDD·SSD) 부품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관내 학교 컴퓨터를 전수조사해 총 8개 학교에서 444개의 부품이 저사양 제품으로 교체된 피해를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바꿔치기 피해가 확인된 부품은 저장장치 207개, 메모리 180개, CPU 57개다. 해당 부품의 전체 가격은 9천만원 상당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저사양 제품으로 교체된 컴퓨터를 유지보수 업체가 전부 원상복구하도록 조치했다.

앞서 인천 한 학교에서는 컴퓨터 성능이 갑자기 떨어진 것을 이상하게 여긴 교사가 업체에 점검을 의뢰하면서 당초보다 낮은 사양의 부품이 설치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인천시교육청의 조사 결과 전산장비 유지보수 업체 직원 A씨는 자신이 담당한 인천 남동구와 부평구 등 학교 8곳에서 컴퓨터에 장착된 메모리 등 부품을 저가 제품으로 바꿔치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바꿔치기한 부품을 중고로 판매해 차익을 남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교육청의 전수조사에서 A씨가 담당한 학교 8곳 외 다른 학교에서는 유사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

A씨가 소속됐던 B업체는 인천시교육청의 ‘전산장비 통합유지보수 사업’을 통해 관내 390여곳 학교의 컴퓨터를 관리하고 있다. B업체는 다른 3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3월 인천시교육청과 계약을 맺었다.

인천시교육청은 법률 자문을 구해 B업체에 대한 계약해지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대신 ‘부정당 업자’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국가계약법이나 지방계약법에 따라 부정당 업자에게는 최소 1개월부터 최대 2년 이내 범위에서 정부 입찰을 제한하는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신규 장비 등을 도입할 때 계약된 부품의 사양과 실제 설치된 부품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또 전산장비 등 유지보수 시 부품 등이 외부 반출될 경우 주요 부품의 사양 변경 여부를 점검하도록 했다. 외부인력이 유지보수 등을 위해 학교에 방문할 때는 목적 외 구역에서 부품이 반출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내 학교에 지침을 내렸다.

인천시교육청 정보지원과 관계자는 “A씨가 속했던 업체에 대해 조달청에 부정당 업자 제재를 요청했다”며 “앞으로 유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학교에 점검 대책을 공문으로 보내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고 했다.

경찰은 A씨를 절도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학교를 상대로 피해 진술서를 받고 있는 단계”라며 “구체적인 피해 규모와 범위를 확인한 다음 피의자를 대상으로 혐의를 추궁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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