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통합에 매몰된 지역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이재명 정부의 지역 정책은 수도권 집중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 달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5극 3특'의 다극 체제를 중심으로 균형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발전 수준에 따른 중앙 정부의 정책적 배려와 재정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표적인 정책들이 지역별 재정사업 차등 지원, 인구감소 지역을 중심으로 한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 지역소비 촉진을 위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확대 등이다.
모양은 그럴듯하다. 하지만 과연 중앙의 확대 재정정책 기조처럼 지방에 대해서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친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 간 균형 발전이 달성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대표적인 사례가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 정책이다. 이들 도시는 공공기관 이전과 인프라 투자 중심의 재정정책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자족경제 구축에는 실패했다. 일부 인구 유입은 있었지만 지역산업과의 연계 부족으로 재원만 투입되었을 뿐, 산업·기업·투자·생산·소비·고용 등이 톱니바퀴처럼 연결된 선순환 구조는 없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과학도시인 소피아 앙티폴리스와 대비된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전기·전자, 의료·바이오, 에너지 분야 등의 연구개발기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민간 기업들이 집적해 지속 가능한 지역산업 생태계가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산업과 연계된 민간 중심의 자족경제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는 한 이재명 정부의 지역 정책도 매몰 비용만 쌓이는 실패를 반복할 확률이 높다.
문제는 비단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5극 3특'의 다극 체제 구축을 위한 지역통합조차 정치적 득실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가령 광주·전남은 통합되고 대전·충남은 물론 대구·경북은 통합이 불발된 것이다. 하지만 밀어붙이기식 정략적 지역통합 이전에 더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처럼 국가 균형발전은 국가 생존전략일 수 있다. 그리고 지방에 더 많이 지원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앙으로부터 더 많은 재정적 지원과 각종 규제 완화에만 의존한 치밀한 전략이 부재한 채 "너도 하니 나도 한다"라는 식의 지역통합은 지양되어야 한다. 오히려 지역통합 이후에 초광역권의 지역 내 불균형은 더 심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이재명 정부가 지역통합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내세우는 인구소멸에 따른 지방소멸은 광역권의 문제가 아닌 기초 단위의 기존 시·군·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백번 양보해 지역 통합이 산업 경제적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가져와 효율성을 가져온다손 치더라도 또 다른 더 큰 불균형이 잉태된다면 문제해결이 되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전략이 부재한 무리한 행정통합보다도 경제통합을 통한 광역 경제권 단위의 산업의 공간 재배치를 통한 국가 성장 엔진 재구조화가 더 필요할지 모른다. 동시에 연계 산업 간의 지역 내, 지역 간 공급망 구축을 통한 자립형 지역산업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아울러 현행 KTX와 SRT의 역설이라 불릴 만큼 수도권 및 대도시로의 역류 현상처럼 광역 경제권 간 역류 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광역 경제권역 내, 권역 간 촘촘한 철도교통망 구축도 뒤따라야 한다. 경제성장의 핵심은 인구다. 사람들이 이주하고 정주하고 싶은 동기가 지역 정책의 가장 큰 가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창근 중앙대학교 대학원 무역물류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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