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벽 허물고 "함께 달려요"…한계를 넘은 '열린 마라톤'
[앵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문 마라톤 대회가 열렸습니다. 기록이 아니라 함께 달리는 그 자체가 중요한 이 대회에서는 모두가 동료이자, 러닝메이트였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리를 못 써도 달려야 합니다.
오래 준비한 마라톤 날입니다.
[소리 질러. 소리 질러. 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뛰는 대회입니다.
일상적인 이동조차 도전인 장애인들에게 오늘은 특별합니다.
[4. 3. 2. 1. 출발!]
도로 위를 남들처럼 달릴 수 있습니다.
이 해방감, 모두 들떴습니다.
[박미리/뇌병변 장애 휠체어 러너 : 오늘 목표 1시간 안에 뛰고 조식 먹으러 가야 돼요. 조식 고기, 고기. 9시까지 끝내야 돼요. 10시까지라.]
이 무리, 유난히 시끄럽습니다.
[유채운/비장애인 가이드 러너 : 기록이 목표면 쟤랑 오면 안 돼요. 휠체어 내놔, 인마.]
휠체어 러너 옆에는 친구 5명이 함께 뜁니다.
모두 오래된 친구들입니다.
[유채운/비장애인 가이드 러너 : 옆으로 안 빠져나오게만 잘 보호해 주시면 돼요. {왼쪽은 제가 담당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이렇게 함께 도로를 달리는 건 처음입니다.
숨이 턱에 차도 즐겁습니다.
[유채운/비장애인 가이드 러너 : 기자님 휠체어 좀 빌려드려라. 내가 봤을 때 저분 네 발로 가야 돼. 지금 힘들어.]
[김남영/뇌병변 장애 휠체어 러너 : 오늘이 할아버지 기일인데. {보고 싶어? 막 불러 자꾸?} {혼자가 아냐, 함께 가는 거야.} 아니 내가 이 말을 하려던 게 아닌데…]
뇌병변 장애인인 이 러너, 비장애인 회사 동료에게 휠체어를 양보합니다.
[박경이/비장애인 가이드 러너 : {아 교대.} 네. 교대, 교대.]
나보다 더 힘들어 보였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정태민/뇌병변 장애 휠체어 러너 : {10분 정도 걸으시고 다시…} 네. 그때 그때마다 좀 다른데…]
[박경이/비장애인 가이드 러너 : 더 갈 수 있어요? {네. 갈 수 있죠.} 렛츠 고.]
조용히 혼자 달리는 이 러너.
마흔 살에 예고 없이 시력을 잃었습니다.
[김기동/시각장애 러너 : 화장실 불을 딱 켰는데 불이 들어오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아내를 깨웠죠. '불 잘 들어오는데 왜 그래'라고 답변을 하는 거예요.]
세상은 흑백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물체는 덩어리로만 분간 가능했습니다.
달리는 이 순간,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고 했습니다.
[김기동/시각장애 러너 : 강가를 러닝하다 보면 물의 냄새도 자연스럽게 맡게 되고요. 바람도 느끼게 되고. 낙엽을 밟는 소리, 또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또 바람 소리…]
각자 사연을 지닌 이 러너들. 기록은 다르지만 모두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웃었습니다.
이 마라톤은 승자도 신기록에 환호하는 이도 없습니다.
오늘 가장 큰 박수가 터져 나왔던 건 마지막 참가자가 무사히 들어왔다는 걸 확인한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화면출처 사단법인 무의]
[영상편집 류효정 VJ 김수빈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김동환]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장동혁 "방미 결정, 이재명 정권 외교 참사 때문…논란 있을 줄 알았어"
- 화물연대 노조, 차로 경찰 바리케이드 돌진…경찰관 1명 부상
- 미 대사관 ‘방시혁 출국금지 해제’ …경찰에 요청한 이유는?
- 망치로 ‘쾅’, 예수상 부순 이스라엘군…"관련자 조치할 것"
- "문명 멸망" 외치더니…트럼프 속내는 ‘불안과 공포’? [소셜픽]
- [단독]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계엄 직후 트럼프에 보내려 한 ‘메시지’
- "기관실 구멍냈다" 압박 수위 최고조…‘종전협상’ 안갯속
- "미사일 비 내릴 것"…‘미국 기습’ 대비하는 이란
- 이 대통령, 인도 국빈방문…현지 생산 갤럭시 ‘셀카’도 공개
- 장동혁 "외교 사고 치는데.." 이름도 공개 못한 ‘뒷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