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책은 한강의 ‘채식주의자’
맨부커상·노벨문학상 수상 영향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와 1·2위
제주 4·3 다룬 ‘작별하지…’ 8위
과학책 1위는 ‘코스모스’ 올라

노벨문학상, 맨부커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의 소설이 국내 독자들에게도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교보문고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23일)을 맞아 조사한 지난 10년(2016년 4월 17일~2026년 4월 16일) 누적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가 각각 1위, 2위를 기록했다.
교보문고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김준구 과장은 20일 통화에서 “한강의 두 작품이 누적 1, 2위를 차지한 것은 2016년도 ‘채식주의자’라는 작품으로 수상을 받아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집중적으로 높아졌다고 보여진다”며 “이러한 관심이 24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을 통해 한강 작가의 작품 전반으로 큰 반응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독자들이 단순히 화제작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문학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며 “사회적 기억과 역사적 비극을 다룬 작품이 더 넓은 공감대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 맨 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 문학계에 한강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수상에 힘입어 ‘채식주의자’는 이후 수 십 여개 나라에 판권이 수출될 만큼 사랑을 받았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소설 3편을 연결한 연작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처와 미학, 존재에 대한 성찰을 미려한 문체로 그렸다는 평을 받았다.
맨 부커상에 이어 한강은 2024년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다시 한번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감수성, 깊이 있는 주제의식이 절묘하게 교직된 한강의 소설은 여타 작가의 작품과는 변별되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문단 안팎에서는 장인정신에 근거한 글쓰기가 그를 차세대 한국문학을 넘어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게 했다는 평가를 했다.
특히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그린 ‘소년이 온다’는 한강 작가의 그러한 작품세계 특질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아버지가 보여준 5·18 참상 사진이 작품 창작의 계기가 됐다는 작가는 이전 인터뷰에서 “제가 작품을 썼다기보다 소설 속 주인공인 소년과 80년 광주를 체험했던 시민들이 작품을 썼다고 본다. 글을 쓰는 동안 저의 삶을 온전히 그분들께 빌려드린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10위 안에는 한강 작가의 제주 4·3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2021년 작)도 8위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소설은 올해 3월 미국의 권위 있는 도서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받아 다시 한 번 한강의 작가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자기계발서인 ‘세이노의 가르침’, 이기주의 에세이 ‘언어의 온도’는 3위, 4위로 조사됐다. 그 외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는 각각 9위, 10위에 랭크됐다.
김준구 과장은 “이 같은 양상은 독서가 지식 습득 뿐 아니라 감정회복과 자기 위안의 수단으로 기능해왔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편 교보문고는 21일 ‘과학의 날’을 맞아 최근 10년간 과학 분야 판매 데이터를 집계했다. 그 결과 1980년 첫 발간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1위로 집계됐다. 책은 우주의 탄생과 진화 등을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게 풀어쓴 대중서다. 뒤를 이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뒤를 이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Copyright © 광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