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음식으로 만난 남과 북"…남산골 한옥마을서 펼쳐진 평화의 밥상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남과 북의 사람들이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음식으로는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남산골 한옥마을. 고즈넉한 전통 가옥 사이로 익숙하면서도 낯선 향기가 어우러졌다.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남과 북의 음식 이야기'를 주제로 열린 '제17회 대한민국 전통음식 대전' 현장은 '작은 한반도'였다.
이번 행사는 남북 특정 지역을 넘어 한반도 전역의 음식 문화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에는 전문가·일반·학생부 등 100여 명의 참가자가 모여 전시 경연과 라이브 경연을 펼쳤고, 각자의 방식으로 남과 북의 맛을 풀어냈다.
김치 하나만 봐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담백하고 간결한 이북 음식의 특징과,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으로 확장된 남한 음식의 변화가 한눈에 비교됐다.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는 한식 강사 유승희 씨는 "이북 음식은 간소하고 담백한 반면 남한 음식은 봄나물 등을 활용해 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개성 출신 실향민 2세대가 부모 세대의 음식을 재현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함경도식 향토 음식을 선보인 참가자는 "어릴 때 부모님이 해주시던 특식"이라며 황태 머리에 두부와 채소를 넣어 만든 순대를 소개했다.
그저 하나의 요리가 아니라, 고향과 가족의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이었다. 음식이 맛을 넘어 '잃어버린 시간'을 불러오는 매개가 됐다.
◇ 국경 넘어 모인 셰프들…한식의 또 다른 확장
이번 대회에는 프랑스, 영국, 일본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식 전문가들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에서 김치 사업을 하는 양창숙 씨는 "한국 음식의 정성과 감성을 현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음식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며 즐겼다. 전통주 시음, 떡메치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한옥마을을 찾았다가 우연히 행사에 참여한 스웨덴 관광객 폰두스 씨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려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이런 음식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미국 관광객 마야 씨는 "한국 문화와 음식, 사람들 모두 매력적"이라며 K-푸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행사를 주최한 윤숙자 대한민국전통음식총연합회 회장은 "음식으로 먼저 남북이 교류된다면 실제 교류가 시작될 때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 박소라·김정민 PD>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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