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BTL까지 확대되나…울산 첫 사례 주목
시설 임차 구조…사용자성 핵심 쟁점
울산지노위 인정 여부 등 판단 ‘촉각’

20일 울산박물관과 공공연대노조 울산본부에 따르면 공공연대노조에 소속된 박물관지회는 지난달 30일 울산박물관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교섭요구서를 전달했다. 지회에는 박물관에서 근무하는 미화·경비직 등 약 15명이 소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이번 교섭요구안에서 노동안전과 작업환경 개선, 복리후생, 임금·수당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특히 임금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권고하고 있는 '생활임금' 수준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울산박물관의 경우 민간 사업자가 시설을 건설한 뒤 정부가 임대료를 지급하며 운영하는 임대형 민자사업(BTL) 방식으로 추진된 시설이다. 울산박물관은 2011년부터 2031년까지 20년간 사업자 계약이 체결돼 있다.
현재 구조상 울산박물관은 공공기관이지만 시설을 '임차'해 사용하는 입장이며, 실제 고용과 운영은 민간 사업자가 맡고 있다.
이 같은 구조 탓에 노조가 요구한 교섭의 실질적인 사용자가 누구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란봉투법에 따른 BTL 사업장 단체교섭은 이번이 울산 첫 사례다.
이에 울산박물관은 단체교섭 주체 판단을 두고 정부의 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박물관은 지난 6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노조법 2·3조와 관련한 해석지원을 신청했다.
노조 역시 교섭요구안 제출 이후 원청이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최근 지노위에 교섭 이행을 요구하는 '시정 요청'을 신청한 상태다.
지노위는 이 모든 사건을 하나로 통합해 오는 30일 관련 심의위원회를 연다. 이번 심의위에서는 '사용자성 인정 여부' 등을 포함한 단체교섭 전반이 다뤄질 예정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우리는 시설을 임차해 사용하는 '임차인'의 입장이다"라며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인 만큼 정부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시청에 문의한 결과 박물관이 '독립된 기관'이라고 해 원청으로 보고 교섭을 요구한 상태다"라며 "주 의제 대부분이 안전과 관련된 내용이다. 공공 여부를 떠나 노란봉투법에 따라 원청이 교섭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방노동위원회 사용자성 인정 판결에도 원청이 아무런 사유 없이 교섭요구 공고를 따르지 않는다면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원청이 판결에 불복한다면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신청이 가능하다.
노란봉투법 시행일인 지난달 10일부터 지금까지 울산에서 교섭 요구 사실 공고를 한 사업장은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