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70만대 팔린 스마트글라스, 韓은 ‘0’…삼성 “8억대 AI기기 연결해 역전”[코어파워 KOREA]
쇼핑부터 집·車·산업현장까지 연결
손 안의 AI 생태계 ‘눈 앞’으로 진화
美빅테크 이어 中기업 기술 약진에
삼성, 현대차·구글 등과 동맹 강화
스마트폰 강자 넘어 AR시장 정조준

1일 상하이의 중심 푸동 지구에 위치한 슈퍼브랜드몰에 들어서자 2층으로 구성된 화웨이 매장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화웨이 매장에서 직원들이 마케팅에 주력한 제품은 스마트글라스. 뿔테와 무테 등 5가지로 진열된 제품 중 테가 가장 얇은 제품을 쓰자 함께 전시된 스마트폰에서 알람이 울리더니 마치 골전도 이어폰처럼 음악과 함께 중국어로 안내 음성이 들렸다. 이들 제품 앞에는 화웨이의 전기차(EV) ‘R7’과 ‘S7’이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화웨이 직원은 “스마트글라스들은 음성인식 전용 제품으로 카메라 촬영과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면서 “신모델이 나오면 차와도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브랜드몰에서 스마트글라스를 볼 수 있는 곳은 화웨이 매장만이 아니다. 한국인 관광객에게 유명한 현지 맛집인 ‘점도덕’과 음료 프랜차이즈 ‘헤이티’가 있는 식당가에서도 사람들은 헤드셋 형태의 스마트기기를 쓰고 사격 게임을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갤럭시XR과 같은 제품을 이미 엔터테인먼트용으로 상용화한 것이다.

중국은 올 들어 스마트글라스 확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리창 총리는 지난달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4차 회의에서 ‘스마트 경제의 새로운 형태’를 역설하며 차세대 스마트기기 보급 촉진을 강조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1월부터 인공지능(AI) 안경을 처음으로 국가 보조금 프로그램에 포함해 제품당 최대 500위안(약 11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글라스도 스마트폰과 TV·전기차처럼 중국산 제품이 내수시장에서 계속 성장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하려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 본격 가동된 것으로 해석한다.
중국의 2인자까지 나서 ‘새로운 세대의 단말기(新一代終端)’를 띄운 것은 AI와 확장현실(XR) 기술 발달로 스마트폰을 통해 ‘손안’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영상을 보며 쇼핑하던 시대가 ‘눈앞’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스마트폰은 5~6년 안에 사라진다”며 AI 기반의 ‘에지 노드(Edge Node·데이터 사용 기기)’가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한 전환점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빅테크들은 이미 스마트글라스 시장에 뛰어들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 출하된 AI 스마트글라스는 약 870만 대다. 이 중 미국의 메타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약 740만 대(85.2%)를 판매해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중국의 로키드(34만 대·3.9%)와 3위 샤오미(30만 대·3.5%)는 메타와 격차가 약 20~25배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스마트글라스 속도전에 나선 배경에도 2040년 2000억 달러(약 300조 원)로 성장할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기업에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스마트글라스가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는 스마트폰보다 훨씬 광범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PC와 노트북을 대체한 스마트폰 생태계는 손안의 앱에 머물렀지만 스마트글라스는 음성인식과 손동작을 통해 결제와 쇼핑 등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집안의 가전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내비게이션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 현장 제어 등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또 과거 앱 생태계가 확장한 것처럼 스마트글라스가 증강현실(AR)을 넘어 가상현실(VR) 등 XR 기반의 쇼핑, 영상, 광고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면 스마트폰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1위인 메타는 물론 올해 자체 스마트글라스를 내놓는 구글 등은 강력한 AI를 기반으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특히 구글은 구글홈·안드로이드엔터프라이즈 등 가정과 산업 현장을 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7월 전 세계에 ‘갤럭시글라스’를 공개하며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가전 등 이미 전 세계 4억 대의 AI 기기를 연결하고 있고 올해는 8억 대까지 확장할 방침이다.
아울러 전 세계에서 반도체와 가전 공장을 운영하며 스마트글라스를 제조업까지 확대할 기반도 갖추고 있다. 나아가 한 해 800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현대차·기아와 ‘카투홈(Car-to-Home)’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모빌리티까지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삼성은 구글 제미나이와 결합한 갤럭시글라스를 앞세워 스마트폰처럼 스마트글라스에서도 전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전략에 공을 쏟고 있다.
상하이=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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