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특검’ 카드 꺼낸 민주당…미국은 27년 전 제도 없앴다
미국, 1999년 의회 주도 특검 폐지…대만도 10년 만에 없애
“검경에 수사 맡겨야” VS “尹내란·李표적 기소, 특검이 답”
(시사저널=김임수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4개의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2차 종합)와 1개의 상설특검(쿠팡 및 관봉권)이 가동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또 하나의 특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에 따른 '조작기소 특검'이다. 이마저 성사된다면, 이재명 정부는 역대 가장 많은 특검을 출범시킨 정부로 기록된다.
법조계에서는 정부의 '특검 만능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입법부인 국회가 행정권한인 수사권을 설계·통제하는 제도 자체가 선진국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떠들썩하게 출범한 특검이 정치적 편향성과 공정성 시비에 휘청이며 용두사미로 끝나는 일도 매번 반복되고 있다. 한국형 특검 제도 자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의회 중심의 특별검사 제도를 운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힌다. 특히 특검 제도의 '원조'인 미국은 국회가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제도를 1999년 폐지했다. 우리나라가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을 시작으로 특검을 도입한 바로 그해, 미국은 제도를 폐지한 셈이다.
미국이 특검을 폐지한 이유는 △정치적 편향성 논란 △기대에 못 미친 수사 결과 △막대한 예산 낭비 등이었다. 그중에서도 1990년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4년간 집요하게 수사한 케네스 스타 특검이 결정적 계기였다. 이 사건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이던 시절 부동산 개발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에서 출발했으나,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에 모든 관심이 쏠렸고 대부분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수백억원의 예산을 쓰고도 맹탕 수사 결과가 나오자 미국 민주·공화 양당은 '특검 제도'를 폐기했고, 지금은 법무부 내부 규정으로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이마저도 논란의 연속이었다. 미국은 2022년 11월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이 잭 스미스를 특별검사로 임명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수사를 맡겼다. 그러나 2024년 7월 미국연방법원은 잭 스미스 특검 임명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트럼프 측 주장을 받아들여 소송을 각하했다.
대만 역시 '특검 제도'를 폐지한 국가다. 대만은 2007년 천수이볜 전 총통 부패 의혹을 계기로 최고검찰청 산하 '상설특별기구'를 만들었다가 10년 만인 2017년 폐지했다. 이유 역시 △정치적 편향 △표적 수사 논란 △일반 검찰과의 기능 중복 등으로 그리 낯설지 않다. 이 밖에도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우리와 비슷한 특검 수사를 활용하고 있으나, 국회가 특검을 임명하기보다 '왕립조사위원회(Royal Commission)'나 '독립부패방지위원회(ICAC)' 같은 상설 기구를 활용한다.
종합하자면 우리나라와 같이 국회가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제도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췄다. 우리 역시 특검 제도 초기엔 추천권을 대한변호사협회와 대법원장이 행사했다가 이번 정부 들어서 사실상 정당에 추천권이 넘어갔다. 야당이 지목한 사람이 여권 인사를 수사하거나, 반대로 여당 추천 인사가 야권 정치인들을 수사하는 구조인 셈이다.
이 같은 태생적인 구조 등으로 지난 20여 차례의 특검 가운데 성공한 특검이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은 건 손에 꼽힌다.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하며 전직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동생 등을 구속한 차정일 특검이나 '드루킹 댓글 조작'을 수사하며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처벌한 허익범 특검 정도가 있다. 2016년 국정농단 특검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기업 오너를 구속하는 성과를 보였으나 이후 박영수 특검이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등 불명예를 안았다. 이재명 정부의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검 역시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돼 공수처 수사 대상이 된 상황이다.
2007년 BBK 특검 관련 헌법소원에서 헌법재판소는 합헌으로 결정하면서도 "(특검은) 검찰권에 관한 행정부의 권한을 제한 또는 박탈해 입법부인 국회에 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예외적인 제도"라고 언급한 바 있다.
차장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특검은 기존의 경찰이나 검찰, 공수처 등에서 수사하기 어려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인데, 이재명 정부 특검은 그와는 반대"라며 "3대 특검의 수사 역시 기존 수사기관에서 하던 사건을 이어받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수사 공정성과 정치적 편향성 시비가 있는 만큼 기존 수사기관에 맡겨도 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 민주당 인사는 "윤석열 정부 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하고 기소권을 독점하면서 법치를 무너뜨린 것이 결국 비상계엄으로 이어졌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내란·외환죄나 이재명 대통령의 겨냥한 검찰의 표적수사·기소야말로 특검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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