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주주 의결권 가치 정상화 가능성을 확인한 주주총회

한겨레 2026. 4. 2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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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는 2025년 이후 단계적으로 진행된 상법 개정의 영향이 본격화된 첫해인 만큼 주주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국민연금은 이번 정기주주총회 시즌부터 의결권 행사에 관한 사전 공개 범위를 확대했고 △이사의 수 상한 신설 및 축소 △감사 정원의 신설 및 축소 △이사 임기의 유연화 △전자주주총회 배제 △자사주 경영상 목적 처분을 위한 정관 변경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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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예의 인사이드 ESG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026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는 2025년 이후 단계적으로 진행된 상법 개정의 영향이 본격화된 첫해인 만큼 주주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우선 정관 변경 안건의 상정 수가 급증했다. 정기주주총회결과를 공시한 기업 중 코스피 92%, 코스닥 78%의 기업이 정관 개정안을 상정했다. 범위를 조금 좁혀보면, 코스피200 상장 기업의 전체 상정 안건의 40%, 코스닥150 상장 기업 전체 안건의 63%가 정관변경에 해당했다. 통상 ‘이사 및 감사의 선임’ 안건이 가장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정책 변경의 영향이 매우 컸다.

정관변경 안건 중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거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주주총회의 도입, 감사위원회 분리선출 인원 증원 및 ‘3% 룰’ 적용을 위한 안건 상정 등은 개정 상법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시차임기제(이사들의 임기 만료 시점을 분산시켜 매년 일부만 교체하도록 하는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이사의 수나 임기를 유연화하고, 이사의 자격을 추가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집중투표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기관투자자들의 뚜렷한 견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안건을 상정한 대부분 기업에서 해당 정관 개정안은 가결되었으나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국민연금은 이번 정기주주총회 시즌부터 의결권 행사에 관한 사전 공개 범위를 확대했고 △이사의 수 상한 신설 및 축소 △감사 정원의 신설 및 축소 △이사 임기의 유연화 △전자주주총회 배제 △자사주 경영상 목적 처분을 위한 정관 변경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총 820개 안건이 부결 또는 미결되었다. 코스피 기업 상정 안건의 약 3%, 코스닥 기업 상정 안건 중 약 4%가 부결 또는 미결된 것이다. 특히 코스닥 상정 안건들을 살펴보면,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서 정족수 미달로 인한 부결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법원이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에 대해 주주인 이사는 특별 이해관계인에 해당되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이사의 ‘셀프 보팅’(self-voting)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배주주가 이사로 재직 중이고 그 지분이 클수록 표결에서 배제해야 하는 의결권 수가 많아 보수한도 안건 통과에 어려움이 있었던 셈이다.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코스피200 기업 중 127개 기업, 코스닥150 기업 중 141개 기업에서 상정됐다. 이들 중 12개 기업에선 해당 안건이 부결 또는 미결되었는데, 가결 기업에서의 평균 찬성률이 97%에 이르렀던 것과는 달리 부결 시 평균 찬성률은 51.7%에 그쳤다. 가결된 경우에도 보수한도를 상향하는 57개 안건의 평균 찬성률은 84%로 전체 안건의 찬성률 평균을 하회했으며 최저 찬성률은 51%에 그쳤다. 이사보수 한도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일반 주주들의 이사회 견제의 도구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선 기업이 상정 안건을 통과시키려면 정족수 요건 및 찬반 요건의 충족을 위해 기관투자자는 물론 일반주주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의결권 가치가 정상화될 가능성도 엿보였다. 이 움직임이 일회성으로 마무리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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