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1기’ 검사의 대장동·대북송금 감찰...검찰서 나오는 비판
“‘윗선’ 수사 안 했다” 대장동 1기 수사팀 검사, 감찰 지휘 논란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수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위헌·위법이라는 법조계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 전·현직 수뇌부는 연이어 국정조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장동·대북송금 수사 검사들에 대한 감찰이 불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분출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19일 입장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대해 "수사팀을 사지로 내몬다"고 지적했다. 송 전 지검장은 "현재 진행 중인 국정조사는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위반해 사법 시스템을 흔드는 위헌적 행위"라며 "입법부가 사법부의 역할을 사실상 수행해, 사법권 독립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설명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의혹의 수사를 지휘한 송 전 지검장은 "국조특위에는 해당 사건 피고인의 변호인과 고발을 주도한 의원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국정조사특위 위원인 김동아·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을 대리하는 등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 국조특위를 향해 "이미 법정에서 배척된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국정조사의 본질을 훼손하고 공정성을 완전히 상실한 비상식적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도 지난 16일 국정조사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조사가) 헌법과 법률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특히 "며칠 전 김 전 부원장에 대해 대법원에 무죄 판결을 선고하라는 걸 봤다"면서 "그걸 보면 명확하게 재판에 관여할 목적이란 걸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제기하고 있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국정조사 초기 침묵을 유지한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도 나섰다. 지난 17일 대장동 수사 검사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 선택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자 "안타까운 소식에 참담하다"고 밝힌 것이다. 구 대행은 또 "어떠한 국정조사도 재판에 영향을 주려고 한다는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 주도로 지난 3월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정조사 계획서에 따르면 국정조사 대상은 △대장동 개발비리 △위례 신도시 개발비리 △이 대통령의 최측근 주 하나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대장동 일당 관련 금품 수수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 △부동산 등 통계 조작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 보도 등 7건이다.
이 중 이 대통령 관련 대장동 민간업자들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일부 유죄를 받았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쌍방울 뇌물·대북송금 사건으로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김 전 부원장 역시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태다.
민주당은 그러나 검찰의 진술 회유와 조작 수사 등을 주장했고, 대장동·대북송금 사건 관련 검사 10명에 대한 감찰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정유미 검사장은 최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이번 감찰의 신뢰성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감찰 지휘 라인에 있는 정용환 서울고검장 직무대행(서울고검 차장)이 대장동 1기 수사팀에서 수사했을 때 이 대통령의 혐의를 인지하고도 수사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정 검사장은 "대장동 1기 수사팀이었던 정용환 검사는 국정조사에서 '이재명, 김용, 정진상에 대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증언했지만 1차 수사팀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이와 상반되게 '대장동 자금을 추적해 업무상 배임, 횡령, 뇌물 관련 거래내역을 확인했다' '정진상을 상대로 시장(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보고 과정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기재돼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검사는 (지난해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1심 판결 관련 2기 수사팀에서) '항소포기가 만장일치였다고 이야기하지만 1차 수사팀에는 부장검사인 나를 포함해 아무런 의견을 묻지 않았고 철저히 패싱당했다'고 인터뷰했다"며 "그런데 수사를 하다가 팀이 교체됐고, 사건을 인계받은 수사팀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 기소 및 공소유지를 함에 있어 이전 수사팀의 의견을 묻는 경우도 있느냐"고 되물었다.
정 검사장은 특히 "1차 수사팀은 대장동 사건의 핵심이라는 권력자들에 대해선 털끝만큼도 건드리지 않았다"며 "특정 권력자에 대한 공정성을 의심받을 만한 언행을 한 사람이, 정확히 그 대척점에 있는 검사들을 감찰하는 건 이해충돌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검차장과 법무부 장관은 대장동 및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정 검사가 지휘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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