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잭팟’ 터트린 삼성SDI…벤츠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한다

삼성SDI는 20일 벤츠의 차세대 전기차에 들어갈 ‘고성능 각형 하이니켈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향후 5년 안팎에 걸쳐 9조~10조원 규모로 제품을 보급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업체가 따라오기 어려운 고부가가치 배터리 제품을 만들고 데이터센터 덕분에 수요가 증가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선점하는 ‘투트랙 전략’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CATL, BYD 등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면서 한국으로 공급처 다변화에 나선 점도 호재다.
방한 중인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이날 “배터리는 모델 전체에 들어가기 때문에 글로벌 공급업체와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면서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이날 계약을 통해 BMW와 아우디에 이어 벤츠까지 독일 ‘빅3’ 브랜드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 벤츠는 특히 안정성이 높아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공급도 삼성SDI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칼레니우스 회장과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회동하며 모빌리티 협력 방안을 검토한 후 5개월 만에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장기 일감을 확보했다. 업계에 따르면 리튬인산철(LFP)부터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LG에너지솔루션이 벤츠에 공급하는 물량은 25조원어치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온 역시 첨단 배터리 팩인 ‘파우치 셀투팩(CTP)’을 2027년부터 상업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유가 영향으로 이르면 연내에 배터리 업계가 캐즘 충격에서 벗어날 것으로 봤다. 올해 글로벌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을 27%에서 29%로, 내년은 30%에서 35%로 높였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전기차 위주로 수요 회복이 이뤄지면 K배터리에는 우호적이지만 저가형으로 쏠리면 중국이 더 큰 수혜를 본다”며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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