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종군 부산기술창업투자원 원장 “창업 기업에 제때 자금 공급… ‘투자 허브’ 역할 할 것”

이대성 2026. 4. 2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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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매년 1만 개 창업 저변 탄탄해
기반 다진 후 성장 기회 잡도록 지원
약 1조 5000억 벤처펀드 투자 활용
부기테크 투자쇼 통해 투자자 연결

“부산은 창업 여건 자체가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창업 이후 성장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이 부족한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이하 창투원) 서종군 원장은 부산의 창업 현실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부산의 경우 22개 대학에서 인재 공급이 풍부하게 이뤄지고 있고, 전통 제조업과 뿌리산업이 든든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매년 약 1만 개의 기술 창업이 이뤄질 정도로 창업 저변이 탄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업 기업이 안정적인 기반을 다진 후 성장하는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과 시장 수요, 판로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무엇보다 창업 기업의 생명줄인 자금과 투자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심사역 대부분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요. 결국 좋은 콘텐츠나 기술로 창업해도 성장의 기회를 잡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창투원은 ‘보육’과 ‘투자’ 두 축을 중심으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보육의 경우,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부산패션비즈센터 등 30~40여 개에 달하는 부산의 우수한 창업 보육 기관들이 창업 지원 기능을 더욱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창업 기업들의 성장 과정에서 필요 자금을 적시에 공급하는 ‘투자 허브’ 역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창투원은 부산시가 조성한 약 1조 5000억 원 규모의 창업 투자 벤처펀드를 활용해 액셀러레이터(AC)와 벤처캐피털(VC)이 운용하는 펀드에 지분 투자를 하고 있다. 이어 AC와 VC의 투자 자금이 부산 지역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지역 내 투자 생태계는 여전히 미흡한 상태입니다. 투자를 결정하는 AC와 VC가 부산에는 많지 않고, 있더라도 서울 본사의 지사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더 많은 AC와 VC를 부산으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 원장의 노력으로 지난해 초 그가 취임한 이후 11개 투자사가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그는 올해도 5~10개의 투자사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투자 매칭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창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부기테크 투자쇼’를 정례화해 유망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하고 있다. 부산역 유라시아 플랫폼과 서울을 오가며 개최되는 이 행사는 창투원이 직접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매칭까지 지원해 신뢰도를 높였다. 일부 기업에 투자가 이뤄지며 가시적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는 글로벌 투자 매칭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매년 개최되는 아시아 창업 엑스포 ‘플라이 아시아(FLY ASIA)’를 통해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하고, 공동 투자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산은 ‘창업 씨앗’을 뿌리는 단계는 잘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잘 키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벤처 금융 자본을 부산으로 끌어와 유망 창업 기업과 연결해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그는 향후 과제로 산업 구조 고도화와 연계된 창업 생태계 조성을 제시했다. “부산은 전통 제조업 기반은 견고하지만,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산업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이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