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국의 대북정보 제한, ‘대북정책 길들이기’ 오해 안 사야

2026. 4. 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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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제3의 북한 핵시설 소재지로 평안북도 구성을 언급한 데 반발해 미국이 대북정보 제공을 최근 열흘가량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그간 공개된 북한 핵시설은 평북 영변과 평안남도 남포뿐이었는데, 정 장관이 미국의 위성 등 정보 자산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공개 유출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북핵 관련 보고를 소개하며 “지금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고 했다. 그로시의 보고에는 구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미국은 한국에 제공한 기밀 정보를 정 장관이 공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정 장관은 취임 후 국내외 정보기관으로부터 북한 핵시설 관련 정보를 제공받은 적이 없고, 게다가 구성 핵시설은 이미 공개된 사안이라며 맞서고 있다. 실제 구성은 2016년 7월 미국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 등에서 핵시설 위치로 거론돼왔던 곳이다.

미국이 민감한 대북정보의 공개를 우려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정보 공유를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는 유감스러운 일이다. 통일부가 성의를 갖고 설명하면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북정보는 서로 주고받는 상황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미 간 정보 공유가 축소되면 대북 감시태세가 약화될 수 있으며 이는 모두에게 좋지 않다. 양측 모두 적극적 소통으로 갈등을 조기에 매듭지어야 한다.

미국은 정 장관이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에서 구성 핵시설을 언급했을 때는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와서 정보 유출을 따지는 이유가 의아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장 장관이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 한·미 연합훈련 축소 등을 주장한 데 대한 누적된 불만을 이런 식으로 표출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아무리 동맹이라지만, 대북정책에서 이재명 정부의 당사자성과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이란 전쟁 등 국제 질서가 격변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안보 환경은 엄중하다. 한·미가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동맹을 더욱 단단히 해야 할 때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정부 외교안보 라인은 발언에 신중을 기하고, 미국도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길들이려 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이때다 싶어 ‘정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데, 한·미 동맹에 균열을 내려는 정치공세는 그만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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