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년째 공석 특별감찰관 임명, 더 머뭇거릴 이유 없다

2026. 4. 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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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의 특별감찰관 추천 재요청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0년째 공석인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지난 19일 국회에 요청했다. “공직 기강 확립과 국정운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임명 절차를 시작해달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특별감찰관 추천을 공개 요청한 것은 지난해 7월과 12월에 이어 세 번째다.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후보 3명을 추천하면 그중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측근을 상시 감찰하는 독립기구로 권력이 스스로 부패를 경계하는 ‘정권의 안전망’이라 할 수 있다. 권력이 감시와 견제를 자청하는데도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다. 여야가 특별감찰관 추천·임명 절차를 미룰 아무런 이유가 없다.

이 대통령의 특별감찰관 추천 요청은 국민 신뢰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당시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퇴 도화선이 된 최순실 국정농단이나, 윤석열 정부 몰락 시작인 배우자 권력의 문제를 보면 특별감찰관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대통령의 가까운 인사들과 청와대 공직자들이 감찰 대상이 되는 것이 정권 입장에서 달가울 리만은 없다. 문재인·윤석열 정부가 특별감찰관 임명을 대선에서 공약하고도 정권을 잡은 뒤 태도를 바꾼 이유일 것이다. 바꿔 말하면 최고권력자의 의지가 특별검찰관 제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그간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사법·언론 개혁 등 현안을 핑계 대거나 서면 요청이 없었다는 이유로 특별감찰관 추천을 미적거려왔다. 특별감찰관 부재가 박근혜·윤석열 정권의 불행을 넘어 국가의 불행으로까지 이어진 사태를 목도하고도 시급하지 않다는 것인가. 더구나 대통령의 요청에도 여당이 부응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대통령의 진정성조차 의심하게 된다.

여야 모두 정략을 버리고 특별감찰관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제도의 정신에 충실하다면 추천 방식은 큰 문제가 아니다. 친여·친야를 다투는 대신 3명 모두 대한변협 등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단체에 추천을 의뢰하는 방법도 있다. 야당도 야당 추천 인사여야 믿을 수 있다는 태도는 곤란하다. 혹여 후보자에게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인사청문회를 통해 견제할 수도 있다. 여당 추천이었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사례에서 보듯 친여 인사라 하더라도 본연의 임무 자체를 해태하기도 쉽지 않다. 여야 모두 조속히 특별감찰관 10년 공백을 끝내는 게 국정과 국민을 위한 일임을 새기고 추진을 서둘러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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