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에 치이고 신사업은 부진…문구업계 ‘적자 늪’

김지원 기자 2026. 4. 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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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에 수요 부진
대형유통업체 저가공세 타격
모닝글로리 등 적자 폭 확대
“업종 전환 시도 기업 지원을”
새학기를 하루 앞둔 지난달 2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거리의 한 문구점이 새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국내 전통 문구기업들이 학령인구 급감에 다이소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며 줄줄이 적자 늪에 빠졌다. 문구기업들은 화장품, 가구, 디지털 기기 등으로 온갖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공시에 따르면 모나미(005360)와 알파, 모닝글로리, 동아연필 등 국내 문구기업들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경영을 지속했다.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문구 소비 감소, 신사업 투자 비용 증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지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학령인구는 594만 명으로 10년 전 대비 21% 감소했다.

다이소·쿠팡 등 대형 유통업체의 등장도 문구 업계에 큰 타격을 입혔다. 업계에서는 해당 업체들이 문구류를 소비자 유인을 위한 ‘미끼상품’으로 취급하며 초저가로 판매함으로써 문구업 전반의 가격·유통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모나미는 지난해 매출액은 1310억 원을 기록,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손실은 전년 38억 원에서 59억 원으로 확대됐다. 알파는 지난해 매출액 849억 원에 영업손실 21억 원을 기록했다. 동아연필도 2023년 1억 원 흑자에서 2024년 3억 원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 16억 원 손실을 냈다. 반기 결산 법인인 모닝글로리는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매출액 38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3% 감소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 7억 7000만 원을 기록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위기 돌파를 위해 문구업체들은 신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모나미는 2023년 1월 모나미코스메틱을 설립하고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매출액은 2023년 3억 원, 2024년 20억 원, 지난해 39억 원으로 성장했으나 당기순손실도 32억 원, 45억 원, 48억 원으로 불어났다. 모나미 관계자는 “핵심 카테고리에 대한 집중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닝글로리도 2024년 12월 ‘정직한 프리미엄 화장지’를 출시해 위생용품 시장에 처음 뛰어들었다. 지난달에는 사무용·가정용 의자 시리즈 M301과 M501을 선보이며 가구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모닝글로리 관계자는 “문구업계는 신학기가 대목인데 올해도 회복되지는 않은 상태”라며 “위생용품 사업은 자리를 잡았고 가구 사업은 라인업 확대를 위해 의자 3종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자체적으로 소비층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정부가 업종 전환을 시도하는 기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청소년 외에 성인·노인으로 소비층을 넓히고 동남아 등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지 않은 신흥국가에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며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문구업체의 사업 재편이나 업종 전환에 따른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원 기자 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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