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염증 회복 펩타이드 주사 열풍…전문가들 "효과 있다는 증거 부족"

조가현 기자,문혜원 인턴기자 2026. 4. 2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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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방지·근육 손상 회복 등 효과를 강조하는 최근 펩타이드 주사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문을 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근육 회복을 빠르게 돕는 것으로 알려진 '펩타이드 주사'가 전세계 헬스·웰니스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효과와 안전성을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과학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최근 유행하는 펩타이드 주사가 임상 연구 부족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이 두 개 이상 연결된 물질로 체내에서 면역·신호 전달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 인슐린·성장호르몬이 대표적인 체내 펩타이드 호르몬이며 최근 화제인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도 합성 펩타이드의 일종이다.  

 

미국에서는 보디빌더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근육 조직 회복을 돕는다고 알려진 'BPC-157', 'GHK-Cu' 같은 합성 펩타이드 주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미국 유타대 연구팀은 BPC-157 관련 연구들을 분석해 약물 효과를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리뷰 논문을 지난해 '근골격계 의학 리뷰'에 발표했다.

 

BPC-157은 혈관 생성·세포 성장·근육 및 염증 회복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으나, 해당 결과는 대부분 설치류 실험에서만 확인됐다. 인간 대상 연구는 소규모 예비 연구 3건에 불과하다.

 

여러 펩타이드를 동시에 투여해 복합 효과를 노리는 '울버린 스택(stack)' 방식도 안전성을 확신하기 어렵다. 빠르게 회복하는 캐릭터 '울버린'에서 이름을 딴 이 요법은 BPC-157과 'TB-500'을 함께 투여해 근육 회복을 촉진하는 게 목표다. 다양한 펩타이드 조합이 입소문을 타고 있지만 조합 투여 시 상호작용 및 위험성을 다룬 연구는 거의 없으며 개별 펩타이드 연구도 BPC-157보다 훨씬 적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3년 '심각한 안전성 위험'을 이유로 BPC-157·GHK-Cu·KPV 등 일부 펩타이드 약물의 미국 내 생산을 금지했다. 현재 법적으로는 연구용으로만 외국에서 수입할 수 있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중국 등 해외에서 제조한 약물을 불법으로 온라인 구매하는 실태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불법 유통 경로도 심각한 문제로 꼽는다. 오마르 라만 미국 퍼시픽코스트 스포츠의학센터 정형외과 전문의는 "온라인 판매업체나 건강 클리닉을 통해 펩타이드를 구매하는 환자들이 있다"며 "출처에 따라 순도·용량·품질 관리 수준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하면 효과도 불분명하고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접근성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펩타이드 14종에 대한 조제약 합성 허용을 제안했고 FDA가 검토에 착수했다. BPC-157·TB-500 등 임상 데이터가 부족한 약물들도 제조 허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가 곧 안전성·효과 보장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FDA가 14종의 원료 성분만 관리할 뿐 이를 조합해 만든 약물을 별도로 승인·검토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댄 쿠시먼 유타대 교수는 "임상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더 많은 사람이 펩타이드를 시도하게 될 것"이라며 "과학자들이 효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사람들이 효과와 부작용을 몸소 경험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관련 규제가 엄격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BPC-157 등 일부 합성 펩타이드 주사제를 사람용 의약품으로 허가하지 않아 개인이 임의로 수입할 수 없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도 각국 보건 당국이 치료 목적으로 승인하지 않은 약리적 물질 이른바 '비승인약물'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BPC-157를 상시 금지 약물로 명시하고 있다.

<참고 자료>
10.1007/s12178-025-09990-7

[조가현 기자,문혜원 인턴기자 gahyun@donga.com,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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