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타결이 더 문제”…이란과 핵 협상했던 외교관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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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과 핵 협상 경험이 있는 유럽 외교가에서 미국의 성급한 합의 추진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과 제재 완화 등과 관련해 피상적인 합의를 추진할 경우 향후 더 큰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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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칙 합의 우선 입장이지만
핵문제는 조항 하나하나가 중요
상호 조치 등 정교한 설계 필요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과 핵 협상 경험이 있는 유럽 외교가에서 미국의 성급한 합의 추진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과 제재 완화 등과 관련해 피상적인 합의를 추진할 경우 향후 더 큰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협상 경험이 있는 유럽 외교가 인사들은 미국 협상팀이 ‘헤드라인 장식용’ 합의를 성급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유럽 고위 외교관은 “문제는 합의가 성사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실한 초기 합의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실한 원칙 합의 이후 수개월에서 수년간 후속 협상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문제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협상이다. 미국은 이란에 최대 20년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하지만 이란은 3~5년 제한으로 맞서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을 두고도 미국은 전량 해외 반출을 압박하는 반면 이란은 동의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원칙적 합의를 우선 해놓고 후속 협상은 분리하자는 입장이지만 이란 정치 관행과는 다르다. 한 유럽 외교관은 “미국은 5쪽 문서에 3~4개 항목만 동의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핵 문제는 모든 조항이 수십 가지 추가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미국과 유럽 국가가 참여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장기간에 걸친 협상 끝에 도출됐다는 점도 이번 속도전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당시 협상은 2003년부터 이어진 논의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합의만 2013년부터 2년 반가량 진행했다. 약 200명의 외교·금융·핵 전문가가 160쪽에 달하는 합의문을 작성했다.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인 페데리카 모게리니는 “당시 작업을 완료하는 데 12년이라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면서 “이 일을 21시간 만에 해낼 수 있다면 누가 믿을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스티브 윗코프 미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투자 업계 출신 협상 인사들이 이번 사안을 부동산 거래처럼 단순하게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한 외교관은 “이란과의 협상은 부동산 계약처럼 악수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행 순서와 상호 조치 등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우려를 일축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 원칙에 부합하는 합의만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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