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과금' 논란은 어디에… 엔씨 ESG 최고등급의 역설 [IT+]

조서영 기자, 이혁기 기자 2026. 4. 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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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언더라인
엔씨, ESG AAA 등급 획득해
투명성, 관리체계 고도화 주효
소비자 체감과 간극 있다는 평가
게임 내 과금 논란 현재진행형
ESG 평가 현장 반영 못한단 한계

게임사 엔씨(NC)가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글로벌 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엔씨의 ESG 관리 역량에 최고 등급 AAA를 부여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MSCI의 평가와 소비자 반응 사이에 이렇게 큰 간극이 존재하는 까닭은 뭘까.[※참고: 엔씨소프트는 4월 2일 사명을 엔씨(NC)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ESG 평가기관 중 하나인 MSCI에서 최상위 AAA 등급을 획득했다. 사진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사진 | 연합뉴스]
게임사 엔씨(NC)가 최근 ESG 분야에서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ESG 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발표하는 '2026 ESG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A 등급을 획득했다. MSCI는 매년 전 세계 상장기업의 ESG 역량을 AAA부터 CCC 총 7개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 지표는 글로벌 기관과 자산운용사가 기업의 역량을 판단하는 데 핵심 지표로 활용할 만큼 공신력이 높다.

엔씨가 MSCI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엔 국내 게임사 최초로 AA 등급을 받았고, 이를 4년 동안 유지해 왔다. 엔씨는 특히 정보보안·개인정보 보호 영역에서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4년 MSCI는 엔씨가 '개인정보 보호 위험 대응 및 사전적 예방 조치' 분야에서 산업군 내 '최상위 수준(Top 5)'이라 평가했다.

■ ESG 최고 등급이 뭐기에 = 그렇다면 엔씨가 4년 만에 등급을 AA에서 최고 수준인 AAA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투명성과 관리 체계를 강화한 게 등급 상향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MSCI는 투명한 인적자원정보 공개, 온실가스 배출 효율 공개, 최고경영진 차원의 윤리 이슈 감독, 반부패 정책 보유 등을 등급 상향 이유로 언급했다.

엔씨 관계자는 "앞으로도 회사의 지속가능성 전반에서 진정성 있는 노력을 이어가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 현장에선 다른 반응 쏟아져 = 다만, 이 지점에서 따져봐야 할 게 있다. MSCI 지표와 실제 유저의 체감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존재하고 있어서다. 엔씨는 정작 소비자의 신뢰나 권익 보호 측면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고 있다. ESG의 핵심 요소 중 사회적 가치(Social)나 거버넌스(Governance) 분야에 약점이 있기 때문인데, 엔씨의 '악명 높은 과금 모델'은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사진 | 뉴시스]
엔씨는 '지나간 이슈'라고 반론을 펼치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2월 11일 발매한 '리니지 클래식'도 확률형 아이템으로 과금을 유도해 논란을 일으켰다.[※참고: 확률형 아이템이란 '확률에 의해 내용물이 결정되는 아이템'을 의미한다. 성능이 좋은 아이템일수록 획득 확률이 낮게 설정돼 있어 이용자의 추가 과금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꼽힌다.]

'리니지 클래식'은 리니지의 전성기인 2000년대 초기 버전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매달 2만9700원의 '월정액제' 외에 다른 과금 요소를 넣지 않겠다"는 회사의 약속에 기대감이 커졌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상은 달랐다. 게임 정식 출시와 동시에 유료 아이템 '신비의 큐브'와 '속죄의 성서 상자' 2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중 논란이 된 상품은 '신비의 큐브'다. 이 아이템은 월 10회까지 구매 가능한 3000원짜리 상품으로, 각종 아이템을 확률에 따라 랜덤으로 얻는 구조다. 10회 구매하면 '신비의 행운 상자'를 지급한다.

문제는 '신비의 행운 상자' 아이템에서 게임 핵심 강화 아이템으로 꼽히는 '주문서'가 소수의 확률로 나올 수 있단 거다. 이 때문에 아이템 10회 구매를 통해 월 3만원 과금을 추가로 유도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리니지 클래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월정액도 있는데 이중 과금 아니냐" "말과 다르다" "과금 이슈는 이제 놀랍지도 않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 지표와 현장 반응 왜 다를까 = 소비자 신뢰와 권익 보호 역시 ESG 기준 중 하나인데, MSCI 등급과 소비자의 평가가 다른 이유는 뭘까. 여기엔 ESG 지표의 목적과 연관이 있다. 글로벌 주식 운용사 스튜어트인베스터스는 'ESG 점수의 문제점(2025년 9월 29일)'이란 보고서에서 "ESG 평가 방법론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기업의 내부 프로세스 관리 능력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SG 평가가 기업의 운영 방향이나 철학보단 투자자 관점에서 기업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평가하는 데 치중돼 있단 거다.

[사진 | 더스쿠프 포토]
이정희 중앙대(경제학) 교수는 "ESG 등급은 쉽게 '착한 기업' 인증으로 오인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렇게 꼬집었다. "ESG 평가는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 리스크 대응 체계 등을 기반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살피는 척도에 가깝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만이나 책임을 온전히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 MSCI ESG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엔씨는 과연 착한 기업일까. 평가와 현장의 간극은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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