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안전성평가 'A+' 됐지만…작년 'F등급' 논란, "유죄추정 부당"

우현명 기자 2026. 4. 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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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 '극과 극'…조종사 노조, 일관성 놓고 반발
채점내역 비공개…국토부 "기준 개정계획 없다"
경찰과학수사대가 제주항공 무안참사 발생 16개월 만인 지난 13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콘크리트 구조 로컬라이저 인근에서 미수습 유해를 찾기 위해 재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

국토교통부의 제주항공 안전성 평가등급이 1년 만에 최저인 F에서 A+로 회복하자 제주항공 조종사노조 측은 평가 기준의 일관성을 놓고 반발하고 있다. 앞서 사고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유죄 추정' 방식으로 F등급을 매겼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의 핵심은 항공사 인명 피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원인 규명 이전에도 일률적으로 최하등급을 부여하는 현행 평가 체계가 타당하냐에 맞춰지고 있다. 국토부는 평가 기준을 개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선을 긋고 있지만 조종사노조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등급 판정을 유보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손질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7일 2025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를 발표하고 제주항공의 안전성 등급을 A+로 산정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4년 평가에서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참사 영향으로 역대 최초 F등급을 받았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1년 만에 상위 2번째 등급으로 회복했다.

이에 제주항공 조종사노조 측은 "F등급을 맞았던 회사가 1년 만에 A+로 올라온 데 대해 국토부가 설명해야 한다"며 널뛰는 등급 산정 기준에 이의를 제기했다. 지난 평가에서 사고 원인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로 부당하게 최하등급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란 입장이다.

임정훈 제주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문제 제기의 핵심은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인데도 국토부가 먼저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라며 "사고 책임을 회피하고 싶었던 국토부가 조사의 가이드라인을 미리 제시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F등급을 매길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안전성 등급이 하락한 데 대해 "항공사의 정비역량 강화와 안전투자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해 국적사의 안전성 강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항공사 책임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최근 3년간 국적항공사 안전성 평가 결과. [자료=국토부]

국토부는 규정에 따른 일관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규정상 F등급을 주도록 돼있다. 기준이 오락가락한 것이 아니다"라며 "항공사의 귀책 사유가 명백히 없다고 입증되는 경우는 예외가 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 사유가 정확히 밝혀진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사고 조사 권한도 없는 항공사에 귀책 사유가 없음을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임 위원장은 "국민들은 세부 판정 기준보다 F등급을 받았다는 자극적인 정보만 받아들이게 된다"며 "사고 조사가 끝난 뒤 결론을 내도 늦지 않았던 만큼 당시에는 등급 판정을 보류했어야 하고 기준이 잘못됐다면 이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현재로선 규정을 개선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 노조는 지난해 국토부를 상대로 최근 3개년 항공사별 안전성 세부 채점 내역 공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업의 경영·영업상 정보가 포함돼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이마저도 기각됐다.

이들의 입장 대립은 참사의 원인이 아직 최종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사고 지점에 불법 시설물인 콘크리트 구조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없었다면 탑승객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지난 1월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용역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일각에서 "F등급을 받아야 할 건 제주항공이 아니라 국토부"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사고 조사 체계를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무안 참사를 조사하던 사조위는 독립성 논란 끝에 국토부에서 분리돼 국무총리실로 이관됐다. 이 과정에서 조사가 지연됐고 지난 13일에는 사고 16개월 만에 참사 현장 재수색에 나섰다. 이후 4일째인 16일까지 유해 추정물 226점과 유류품 128점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초기 유해 수습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신아일보] 우현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