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잘 된다더니”…학과 선택의 함정
간호·보건·공학 쏠림…인기 학과 집중 현상 심화
취업률 중심 선택, 안정성 뒤 숨은 구조적 한계
학과 양극화 심화…교육·노동시장 균형 과제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129개 전문대학의 평균 취업률은 70.9%로, 3년 연속 70%대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은 61.9%로 전문대보다 9.1%포인트 낮았다. 이는 관련 통계 공시 이후 최대 격차로, 과거 ‘4년제 우위’ 공식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입시 경쟁률에서도 확인된다. 수도권 전문대 정시 경쟁률은 최근 크게 상승했으며, ‘실무 중심 교육’이라는 전문대의 정체성이 수험생들에게 명확하게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학벌보다 졸업 후 즉시 활용 가능한 역량을 갖춘 학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된 것이다.
인기 학과는 주로 국가자격과 취업이 직접 연결되는 보건·의료 계열과 현장 실습 중심의 공학·기술 계열로 나뉜다. 간호학과는 대표적인 사례로, 국가시험을 통해 면허를 취득하면 병원과 보건기관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어 취업률이 90% 안팎에 달한다. 치위생과, 물리치료과, 작업치료과, 방사선과 역시 고령화와 의료 수요 증가에 힘입어 높은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공학·기술 계열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항공운항·정비, 전기·전자, 정보보안,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는 산업 현장의 수요와 맞물려 80~90%대 취업률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산업 확대 속에서 이들 분야의 인력 수요는 장기적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인기 쏠림은 청년들이 ‘안정적 직업’과 ‘예측 가능한 진로’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면허 기반 직종은 졸업 후 바로 취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불확실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동시에 특정 학과로의 과도한 집중은 부작용도 낳고 있다. 일부 보건 계열에서는 이미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며, 향후 수요 감소 시 취업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국가시험 합격 여부에 따라 취업이 좌우되는 구조 속에서, 자격 취득에 실패할 경우 교육과 취업 모두에서 불이익을 겪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면 예술·디자인·인문사회 계열 등 일부 학과는 여전히 낮은 취업률에 머물러 학과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취업률 지표 자체에 대한 해석도 필요하다. 공시 취업률은 졸업 후 단기간 내 취업 여부만 반영할 뿐, 고용 안정성이나 임금 수준, 근로 조건 등은 포함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치상 높은 취업률이 실제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전문대 취업률 상승은 교육과 노동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그러나 ‘취업률 높은 학과’만을 좇는 선택이 반복될 경우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 보건·기술 계열 중심의 쏠림을 완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도 실무 교육과 산업 연계를 강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취업률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직업 역량과 노동 환경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전문대의 경쟁력 강화가 일부 학과에 국한된 성공이 아닌, 보다 균형 잡힌 인재 양성과 안정적 고용 구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