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조업 데이터는 무기, 인프라는 빈약"...피지컬 AI 시대 맞은 韓 명암
지역 경제, 소비 진작보단 인공지능 산업 클러스터가 해답
![박석중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피지컬AI 최강국 도약을 위한 입법 논의 라운드 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진운용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0/552778-MxRVZOo/20260420153600231qijj.jpg)
피지컬 AI(인공지능) 시대에 한국이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닥뜨렸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메모리 반도체와 고차원 제조업 데이터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로봇을 개발하고 상용화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박석중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은 20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피지컬AI 최강국 도약을 위한 입법 논의 라운드 테이블'에서 "AI가 창출하는 가치는 디지털과 피지컬AI"라며 "LLM(거대언어모델)이 만들어 내는 가치는 앞으로 만들어질 AI 생태계에서 10분의 1도 안 될 것이다. 실질적인 가치는 로봇, 자율주행 등 피지컬AI 영역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AI 발전에서 병목을 일으키는 메모리 반도체와 미국이 가지고 있지 못한 제조업 데이터라는 장점이 있지만, AI 모델과 데이터센터에 있어 역량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보다 LLM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건 위험한 생각"이라며 "현재 한국에는 1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도 없어 미국하고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정부가 매우 치밀한 정책을 세우고 천문학적인 재원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지컬AI를 만들기 위해선 메모리 반도체에 현실세계(오프라인) 데이터를 저장한 후 이를 그래픽처리장치(GPU)로 학습시켜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제조업 강국이기 때문에 풍부한 제조업 데이터가 있으나, 이것을 학습시킬 GPU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박 소장에 따르면 한국은 피지컬AI를 상용화하기 위해 최소 2~3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1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한 개당 원전 한 개의 발전량이 필요하다.
또한 박 소장은 엔비디아나 구글이 만든 AI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갖고 있는 제조업 데이터를 미국 빅테크들이 개발한 AI에 학습시키기 쉽게 표준화하고, 이를 활용해 피지컬AI 모델을 만들어 상용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송창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바이스AX혁신팀 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진운용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0/552778-MxRVZOo/20260420153601502mzvx.jpg)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창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바이스AX혁신팀 팀장은 "엔비디아가 로봇용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했지만, 이것이 나중에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한국만의 독자적인 피지컬AI 개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 팀장은 "물건을 집거나, 구부리거나 하는 등 매우 기초적인 데이터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데이터들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기업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라운드 테이블에는 SK 그룹, 현대자동차, 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 피지컬 AI 산업을 선도하는 주요 기업들이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산업계는 데이터센터 확보 이외에도 △글로벌 핵심 인재 유치를 위한 정부 차원의 파격적인 인센티브 및 정주 여건 개선 △로봇 운행 및 학습을 위한 영상·음성 원본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 △자율주행 및 위치 정보 기반 서비스의 유연한 데이터 활용 환경 조성 등을 제언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AI가 단순히 화면 속 정보를 처리하는 단계를 지나 우리 삶의 현장에서 직접 움직이고 작동하며 산업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바꾸고 있다" 며 "피지컬 AI 시장 선점은 국가적 생존의 문제인 만큼 기술 패권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현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법과 제도를 과감히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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