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9위 부자 구단’ 토트넘 같은 강등 있었나 [PL 와치]

[뉴스엔 김재민 기자]
토트넘의 2부리그 강등은 전례 없는 축구사 최초의 사건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토트넘 홋스퍼는 또 한 번 강등권 탈출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4월 19일 열린 브라이튼 & 호브 알비온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경기에서 2-2로 비기면서 강등권 18위를 유지했다.
리그 33경기 7승 10무 16패 승점 31점이 된 토트넘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히는 데 만족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15위 리즈 유나이티드, 16위 노팅엄 포레스트가 33라운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토트넘의 강등 가능성은 더 커졌다. 스포츠 통계 전문 매체 '옵타'가 매경기 업데이트하는 슈퍼 컴퓨터 예측에 따르면 토트넘의 2부리그 강등 가능성은 56.16%까지 치솟았다.
시즌 개막 당시만 해도 토트넘의 강등은 상상할 수 있는 범위의 일이 아니었다. 다만 명문 구단이 예상 밖의 2부리그 강등을 겪은 사례는 꽤 존재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999-200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9위에 그치며 2부리그로 강등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불과 4년 전인 1995-1996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다. 당시에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와 리그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후안 카를로스 발레론 등 정상급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2000년대 챔피언스리그 단골 손님이었던 비야레알은 2011-2012시즌 스페인 라리가 18위로 2부리그 강등을 맛봤다. 비야레알은 2004-2005시즌 3위를 시작으로 2010-2011시즌까지 7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심지어 직전 시즌에는 리그 4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 팀이었다.
구단 명성만 놓고 보면 한때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의 자리를 다투던 함부르크의 강등도 충격적이었다. 함부르크는 2017-2018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7위에 그치며 2부리그로 추락했다. 함부르크는 리그 우승만 6번을 차지했고, 1982-1983시즌에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유러피언컵(현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까지 달성했다. 1978, 1979년에는 2년 연속 발롱도르 수상자(케빈 키건)도 배출한 적이 있는 독일 북부 최고의 인기 구단이다.
이외에도 2010년대 분데스리가 상위권 팀이었던 샬케 04(독일), 1990년대 후반 프리미어리그 신흥 강호로 떠올랐던 리즈 유나이티드의 강등도 충격적인 강등 사례로 언급되고는 한다.
다만 그 어떤 팀도 토트넘 수준의 '체급'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2024-2025시즌 토트넘은 6억 7,260만 유로(한화 약 1조 1,662억 원)로 유럽 축구 연간 수입 9위를 기록한 팀이다. 이는 같은 프리미어리그 '빅6' 첼시는 물론 인터밀란(이탈리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등 타 리그 우승권 빅클럽보다도 높은 순위다.
세계적인 대도시 런던 연고에 최신식 경기장, 프리미어리그의 막대한 중계권료와 토트넘 구단의 상업 수익을 더한 결과다. 심지어 이 수치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않고도 거둔 수익이다. 토트넘이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가 아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다면 수입이 1억 유로(한화 약 1,734억 원) 이상 많았을 것이다. 지난 시즌의 경우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한 리버풀이 거둔 중계권료 수입이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토트넘보다 약 1억 2,000만 유로(한화 약 2,080억 원)가 더 많았다.
돌아보면 앞서 소개된 2부리그 강등 사례는 강등될 만한 이유가 있었다. 당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구단 수뇌부가 자금 횡령 혐의에 휩싸이면서 팀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비야레알은 성적에 비해 구단 재정이 넉넉하지 않았던 팀이다. 이 때문에 매년 핵심 선수를 판매하며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이어오고 있었고, 결국 2011-2012시즌에는 줄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또 2010년대 함부르크는 이미 중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이었다. 함부르크는 2013-2014시즌부터 2년 연속 16위에 그치며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고, 강등 직전 시즌인 2016-2017시즌도 리그 14위로 하위권이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처럼 선수단을 외부적으로 흔드는 요인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비야레알처럼 구단 재정이 빠듯한 것도 아니었다. 또 함부르크처럼 명성만 남은 중하위권 팀이었던 것도 아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순수하게 '못해서' 강등권으로 떨어진 것이다.
물론 부상자가 너무 많았다는 변명의 여지는 있으나 최근 수년간 첼시, 뉴캐슬, 맨유도 1군 선수 부상자가 10명 이상 동시 발생했던 적이 있다. 그럼에도 강등권까지 추락한 팀은 토트넘 뿐이다.
토트넘의 2부리그 강등이 축구 역사에 전무후무한 일로 기록될 수 있는 이유다.(자료사진=페드로 포로)
뉴스엔 김재민 j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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