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에 중국 자본 논란까지…이지스운용 매각 ‘시계 제로’
흥국생명 고소에 ‘차이나 머니’ 거부감…대주주 적격성 심사 ‘빨간불’
“IB업계 ‘법적 분쟁·당국 눈높이 고려 시 속도 조절 불가피’”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의 실사가 막바지에 다다랐음에도 불구하고, 입찰 공정성을 둘러싼 법적 공방과 중국계 자본에 대한 경계 여론이 맞물리며 최종 계약 체결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양상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는 이지스자산운용에 대한 재무·법무 실사를 막바지 단계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힐하우스 측이 실사를 빠르게 마무리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실사 대부분 완료 후 이후 과정인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위한 세부 조건 조율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며, 시장에서는 이미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러나 최종 계약 체결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힐하우스 측이 아직 실사를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며 “인수 작업에 기한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매각 과정에서 딜 작업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입찰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점이 인수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평가다.
앞서 흥국생명은 매각 방식이 ‘경매호가 입찰(프로그레시브 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입찰 가격 유출 등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현재 경찰은 고소인 조사 후 참고인 조사 중이며, 수사 지속으로 거래 리스크 부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해당 법적 분쟁이 거래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힐하우스 측도 흥국생명 측의 입장에 반박하며 절차의 정당성을 강조했고, 인수 절차를 정상적으로 밟고 있다.
그러나 수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 작업을 이어가는 것이 부담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거래에 미치는 영향이 없더라도 이지스와 힐하우스 입장에선 리스크를 해결한 이후 작업을 다시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중국계 자본 논란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고, 미국 예일대 자본으로 설립됐지만 창립자인 장레이 대표의 배경 등을 둘러싸고 중국계 자본 여부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계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한 대규모 부동산 자산과 관련 데이터의 해외 유출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향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사 대주주 변경 시에는 자본시장법에 의거 사회적 신용과 법규 위반 여부, 자금 출처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받아야 하는 만큼 심사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금융당국 측이 이지스자산운용과 관련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거래 무산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확대해석하진 않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정치·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린 ‘중국 자본 경계론’이 변수로 작용하는 점은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딜 자체는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외부 변수들이 겹치며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결국 SPA 체결과 금융당국 심사 통과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