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늑구 동물원 탈출 소동- 김성호 (통영거제고성 본부장)

김성호 2026. 4. 2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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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오월드 동물원의 수컷 늑대 '늑구'가 벌인 탈출 소동이 열흘 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8일 동물원 울타리 아래의 흙을 본능적으로 파내고 달아났던 늑구는 17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동물원 인근 고속도로 나들목 근처에서 무사히 발견돼 포획됐다.

늑구가 처음 울타리 밖으로 나섰을 때, 세상은 '탈출한 늑대'라는 위협적인 존재로 먼저 인식했다.

늑대 늑구는 본능에 따라 땅을 팠고, 파다 보니 울타리 밖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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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오월드 동물원의 수컷 늑대 ‘늑구’가 벌인 탈출 소동이 열흘 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8일 동물원 울타리 아래의 흙을 본능적으로 파내고 달아났던 늑구는 17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동물원 인근 고속도로 나들목 근처에서 무사히 발견돼 포획됐다.

늑구가 처음 울타리 밖으로 나섰을 때, 세상은 ‘탈출한 늑대’라는 위협적인 존재로 먼저 인식했다. 동물원 인근 야산과 공원 등지에서 탈출한 늑대를 목격했다는 불안감 섞인 제보가 잇따랐고, 도심 한복판을 배회하는 늑대의 모습을 담은 정교한 AI 조작 사진까지 인터넷에 돌며 시민들을 긴장시켰다. 관계 당국은 늑대 탈출 소식을 긴급 안전안내문자로 타전하며 ‘안전에 유의하라’는 당부를 거듭 잊지 않았다. 인근의 한 초등학교는 늑대 탈출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즉각 출입문을 전면 봉쇄하고 운동장에서 진행되던 야외 교육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자동차 블랙박스에 찍힌 늑구의 모습은 어쩐지 처량하고 지쳐보였다. 야산에서 잠자던 늑구가 드론 소리에 깜짝 놀라 허둥대는 모습은 애처로웠다. 늑구 수색이 장기화하면서 관련 기사 댓글에는 “차라리 잡히지 말아라”, “자유로운 산의 주인이 되길…” 같은 연민 가득한 댓글이 이어졌다. 늑구 위치를 추정하는 앱이 등장하는가 싶더니, BBC와 로이터, CNN 등 해외 주요 매체들도 늑구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늑구는 동물원 밖에서 무척 힘든 열흘을 보낸 것 같았다. 건강 상태는 양호했지만 몸무게는 탈출 전보다 3㎏ 빠져 있었다. 위장에서 2.6㎝ 낚싯바늘이 발견돼 제거 시술을 받기도 했다. 늑대 늑구는 본능에 따라 땅을 팠고, 파다 보니 울타리 밖이었을 것이다. 낯선 환경에 놀라 목적 없이 달린 것을 두고 누군가는 ‘맹수 탈출’이라 하고, 누군가는 ‘자유를 갈망한 늑대’라고 의미를 부여했을 뿐이다. 늑구가 동물원 밖에서 헤매는 열흘 동안 인간 세상에선 참 많은 얘기들이 오갔다.

김성호 (통영거제고성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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