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뭐라고 이렇게까지”…청소년 ‘약물 오남용’ 심각

정성환 기자 2026. 4.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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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 결과
중고교생, 흡연보다 마약류 경험 더 많아
ADHD 치료제, 집중력 목적 복용 만연
“주변에서 카페인 더 먹으라고 하기도”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

“친구가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서 마약을 거래해 본 적 있다고 하는 걸 들었어요.”

청소년에게 ‘담배 피지 말라’는 말보다 ‘이상한 약 먹지 말라’는 말이 더 필요한 시대가 왔다. 청소년이 흡연보다 마약류 약물을 사용한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중·고등학생 33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유해약물 사용 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5.2%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와 식욕억제제·수면제·신경안정제 등 마약류 7종 중 1가지 이상 비의료 목적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평생 한번이라도 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다는 응답(4.2%)보다 높은 수치다.

최근 6개월 안에 비의료 목적으로 마약류를 사용한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약물은 ADHD 치료제였다. 응답한 청소년의 24.4%가 ADHD 치료제를 사용했다고 응답했고, 식욕억제제(20.0%)와 수면제(13.3%), 신경안정제·항불안제(13.3%)가 뒤를 이었다.

◆학습 목적 오남용 현실화=ADHD 치료제는 주의력 문제와 충동·과잉 행동 장애를 진단받은 사람에게만 처방되는 약물이다. 그러나 일부 학군지를 중심으로 ‘공부 잘하게 하는 약’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관련 증상이 없는 학생의 복용이 늘어 의료계 경고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지난 6개월간 ADHD 약을 먹은 청소년 중 한달 평균 20회 이상 먹었다는 응답이 23.1%에 달했다. 6~19회 복용했다는 응답도 7.6%였다. 보고서는 “호기심이나 일시적 사용을 넘어 집중력 향상과 학업 효율 증진을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경향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

◆카페인도 입시 생존 도구로=약물뿐 아니라 카페인 의존도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고카페인 음료를 한달에 1회 이상 마신다는 응답 비중은 61.2%였고 커피도 54.5%에 달했다. 한달 10회 이상 카페인 음료를 섭취한다는 청소년은 10.8%였다. 10명 중 1명이 카페인 중독 범위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카페인을 찾는 이유로는 ‘시험공부나 과제를 하려고’라는 응답이 57.8%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카페인 의존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면 하루가 힘들다고 느끼는 비율이 전체 평균(11.2%)보다 고등학교 2학년(16.4%)과 3학년(15.1%)에서 두드러지게 높았다. 면접 조사자들은 “부모님이 아침에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학교에 가져가라고 한다”거나 “오히려 주변에서 더 먹으라고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과열된 입시 경쟁 속에서 각성과 집중이 생존 전략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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