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중고 ‘디지털 성범죄’…20%는 ‘학교장 자체 해결’ 됐다는데 [플랫]

플랫팀 기자 2026. 4. 20. 11: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평등가족부가 지난해 피해 지원을 실시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80% 가량은 10~2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에 접수된 불법촬영·불법합성물(딥페이크) 사건 5건 중 1건은 ‘유포 영상 이미 삭제’ 등을 이유로 학교장 선에서 자체 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유포 후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16일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공개한 ‘2025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보면, 10~20대는 지원 피해자 중 77.6%를 차지했다. 특히 10대 여성 피해자(10대 미만 포함)의 비율은 2018년 7.2%(95명)에서 지난해 24.6%(2612명)까지 증가했다. 또 합성·편집으로 지원받은 피해자의 10명 중 9명(91.2%)은 10대와 20대였다.

2024년 11월 6일 오전 서울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앞에 딥페이크 예방 관련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정부가 지원한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는 1만637명으로 2024년보다 3.2% 증가했다. 피해영상물 삭제지원이 90.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신규 피해자는 전년 대비 10.3% 감소한 반면 지속 지원 피해자는 26.3% 증가했다. 진흥원은 “추가 유포가 반복되는 디지털성범죄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원 피해자 4명 중 3명(75.4%)은 여성이었다. 가해자는 ‘특정 불가’가 29%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전년 대비 21.1% 증가한 수치다.

10대 피해자가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늘면서 학교 차원에서의 대응도 중요해지고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받은 2023~2025년 서울시교육청의 불법촬영·딥페이크 제작·성적영상물 유포·디지털 공간 내 성적 괴롭힘 등 디지털 성폭력 사건 통계를 보면, 서울시교육청 관내 초·중·고교에선 불법촬영이나 딥페이크 등 사건이 학교에 접수된 이후 학교장이 자체 해결한 사건은 37건으로 전체 180건 중 20.6%다.

학교장 자체 해결 사건 중 14건은 불법영상 촬영이나 유포 사건이었고 10건은 성적 영상물 유포였다. 지난해 하반기 서울시의 한 고교에서 일어난 성적 합성 사진 사건은 ‘영상 유포 증거 없음, 유포된 영상 이미 삭제’ 등을 이유로 학교장 자체 해결이 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 자체 해결의 경우는 경미한 사건 등의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세부 내역은 파악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학생 측 동의가 없으면 학교폭력심의위원회(학폭위)로 넘어가는 구조라 자체해결된 사건은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의 디지털 성폭력 사건은 2023년 77건에서 2024년 161건으로 크게 증가한 뒤 지난해 180건까지 늘었다. 특히 학생 가해·학생 피해 사건이 2024년 137건에서 지난해 171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 학교에서 일어난 디지털성폭력 사건 중 경찰수사에 들어간 사건은 6건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집계 방식 변화에 따른 착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진 접수된 성폭력 사건 중 학폭위를 열지 않고 학교장 자체해결로 종결된 사건은 통계에 포함하지 않았는데, 올해부터는 학교에 접수된 사건은 모두 사건 통계에 넣었다고 했다.

이날 열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AI 시대 디지털 젠더폭력 대응 정책의 전환 모색’ 포럼에선 삭제와 차단 중심의 사후 대응 구조에서 사전 예방으로 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연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발제에서 “기존 제도는 삭제와 차단 중심의 사후 대응 구조로 운영돼 최초 유포와 확산 단계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며 “최초 유포 이전 단계에서의 사전 예방적 대응과 플랫폼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 김원진 기자 onejin@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