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24시] “기차는 다니는데 도시는 멈췄다”…천안역세권, 재생의 마지막 기회 될까
“한 번의 무대가 아이를 바꾼다”…천안 드림스타트, 문화격차 좁히기
“외지 하도급 줄이고 지역 순환 키운다”…천안시, 건설현장 ‘상생 압박’ 본격화
(시사저널=박인옥 충청본부 기자)
천안시는 20일 '천안역세권 투자선도지구 지정 및 계획수립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원도심 활성화 위한 구체적 실행 전략을 점검했다. 산업·주거·문화 기능을 결합한 '복합 성장거점'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약 4만㎡ 규모 부지에 혁신지구 재생사업과 복합캠퍼스타운, 역사 증·개축을 결합하는 입체적 개발이다. 천안시는 과거처럼 개별 사업이 흩어지는 방식이 아닌, '기능 집적형 개발'로 도시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문제는 '왜 지금까지 안 됐느냐'다. 천안역세권은 수도권과 연결된 교통 요충지임에도 불구하고, 신도심인 불당·두정 일대로 도시 기능이 이동하면서 원도심 공동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상권은 약화됐고, 노후 주거지와 공실 문제는 누적됐다. 역은 살아 있지만 주변은 죽어가는 '도심 역설'이 이어져 온 셈이다.
시는 이번 사업의 승부수 투자선도지구 지정 여부에 달려있다고 보고있다. 지정이 확정되면 규제 특례와 국비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민간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레버리지'가 생긴다. 계획대로라면 2027년 지정·고시, 2029년 착공이 목표다.
여기에 역전시장 일대 '주거재생혁신지구' 카드도 동시에 꺼냈다. 공공 주도의 정비사업으로 최대 250억 원 규모 국비 확보를 노리며, 낙후된 상업·주거 공간을 복합 거점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많다.
첫째, 민간 투자 유치다. 투자선도지구는 '마중물'일 뿐, 실제 사업 추진은 민간 자본이 따라붙어야 완성된다. 최근 부동산 경기 위축 상황에서 얼마나 매력적인 사업 구조를 설계하느냐가 관건이다.
둘째, 기존 상권과의 충돌이다. 재생사업이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에 따른 기존 상인 이탈)'으로 이어질 경우, 원도심 활성화가 오히려 지역 공동체를 해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셋째, 속도다. 이미 수차례 개발 계획이 지연된 전례가 있는 만큼, 실행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럼에도 이번 시도는 이전과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도 중심의 공간 구조를 활용해 대학, 창업, 문화 기능을 결합하는 '도심형 혁신지구 모델'을 도입했다는 점에서다.
김석필 권한대행은 "천안역세권을 경제와 문화가 살아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기름값이 민생을 흔든다"…천안시, 최대 60만원 '긴급 처방'

천안시는 오는 27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대상은 지난 3월30일 기준 천안시에 거주하는 소득 하위 70% 시민으로, 계층에 따라 1인당 15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기초생활수급자는 60만원, 차상위·한부모가족은 50만원, 일반 시민은 15만원이 책정됐다.
천안시는 인구 규모가 큰 만큼 신청 혼잡과 행정 부담을 고려해 '이중 분산 구조'를 택했다. 취약계층과 일반 시민을 나눠 접수하고, 첫 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요일제를 적용해 초기 쏠림을 최소화한다.
신청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다. 카드사 누리집이나 앱을 통한 비대면 접수와 함께, 행정복지센터 및 카드 연계 은행 창구 방문 신청도 가능하다. 지급 방식은 천안사랑카드 또는 신용·체크카드 포인트로 이뤄지며, 사용기한은 8월31일까지다. 미사용 잔액은 자동 소멸된다.
정책 설계의 또 다른 축은 '지역 내 소비 유도'다. 지급된 지원금은 사실상 지역 경제 안에서 순환하도록 설계돼, 위축된 소비를 끌어올리는 단기 부양 효과를 노린다. 고유가로 인한 교통비·에너지 비용 증가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지급 규모가 넓은 대신 1회성 지원에 그칠 경우, 장기적인 물가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정부 차원의 '속도 대응'이라는 점이 중앙정부 정책을 기다리기보다, 지역 단위에서 선제적으로 민생 안정 장치를 가동했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 "한 번의 무대가 아이를 바꾼다"…천안 드림스타트, 문화격차 좁히기

천안시 드림스타트는 지난 18일 사례관리 아동 40명과 함께 청주예술의전당을 찾아 뮤지컬 '대저택 문의 비밀'을 관람하는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아이들은 화려한 무대 연출과 배우들의 생동감 있는 연기를 직접 체험하며 공연에 몰입했다. 영상이나 간접 경험이 아닌 '현장 체험'이라는 점에서 감정 이입과 집중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드림스타트의 문화 프로그램은 '정서 개입형 복지' 성격이 강하다. 실제로 아동 발달 분야에서는 공연·미술·음악 등 문화예술 경험이 정서 안정과 자존감 형성,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축적돼 있다. 특히 취약계층 아동일수록 이러한 경험의 격차가 크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강조된다.
이번 프로그램 역시 '한 번의 관람'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정서적 환기와 상상력 확장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연 이후 또래 간 소통과 경험 공유를 통해 사회적 관계 형성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드림스타트는 12세 이하 취약계층 아동과 임산부를 대상으로 건강, 정서, 복지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국가사업이다. 천안시는 사례관리 기반 맞춤형 지원을 통해 아동 성장 전반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외지 하도급 줄이고 지역 순환 키운다"…천안시, 건설현장 '상생 압박' 본격화
천안는 2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공동주택 건설현장 소장들과 대한전문건설협회 천안협의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하도급 구조 개선과 지역 자재·장비 사용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17개 현장 책임자가 한자리에 모인 이번 간담회의 핵심 의제는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 비율 확대 △지역 생산 자재·장비 사용 유도 △건설현장 안전 및 지역 상생이다. 시는 현장 애로사항을 반영한 제도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천안은 택지개발과 공동주택 공급이 활발하지만, 실제 공사 수익의 상당 부분이 외지 업체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고착화돼 왔다. 지역 업체는 하청이나 소규모 공정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건설 호황=지역 체감 경기'로 이어지지 않는 괴리가 발생했다.
시는 이를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 붕괴'로 보고 있다. 공사는 지역에서 이뤄지지만 고용·자재·장비·이익이 외부로 유출되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도시 성장의 실익이 지역에 남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근거는 천안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지원 조례다. 시는 해당 조례를 기반으로 지역업체 참여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지만, 강제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협의와 유도' 방식이 핵심 수단이다.
민간 건설사는 공사비와 공정 관리, 책임 리스크 등을 이유로 검증된 외지 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결국 지역업체의 기술력·신뢰도 확보와 함께, 시 차원의 인센티브 설계가 병행되지 않으면 참여 확대는 선언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지자체들이 지역건설산업 보호 위해 하도급 참여율 공개, 협약 체결, 인센티브 부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 강도를 높이고 있다. 천안시 역시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정기적 점검 구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 "사고 나기 전에 막는다"…천안시, 취약시설 87곳 '전수 점검'
천안시는 오는 6월19일까지 61일간 '2026년 집중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점검 대상은 노후 공동주택과 전통시장, 다중이용업소, 숙박시설, 공사 현장, 교량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87개소다. 일상과 맞닿은 시설을 중심으로 '생활형 재난'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고 시는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집중안전점검 체계에 따라 진행된다. 2015년 도입된 범정부 프로그램으로, 지자체와 민간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시설 전반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천안시는 건축·전기·소방 등 분야별 전문가를 포함한 민관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였다.
현장에서 확인되는 경미한 사항은 즉시 시정 조치하고, 구조적 결함이나 보수가 필요한 시설은 '집중안전점검 관리시스템'에 등록해 사후 조치 완료까지 추적 관리한다. 단순 점검에 그치지 않고 '이행 관리'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이번 점검은 최근 반복되는 화재·붕괴·시설 노후화 사고에 대한 대응 성격이 강하다. 전통시장과 숙박시설, 공사 현장 등은 화재와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사전 점검의 중요성이 꾸준히 강조돼 왔다.
다만 단기간 집중 점검이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후 예산 확보와 보수·보강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점검보다 중요한 것은 '조치 완료율'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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