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5% 봉쇄조항’ 제주 비례 양당 독점화

김정호 기자 2026. 4. 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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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 개정 비례대표 ‘최대 13명’
공직선거법 봉쇄조항 삭제는 누락

법령 개정으로 제주도의원 비례대표 규모가 사상 첫 10명을 넘어서게 됐지만 봉쇄조항에 가로막혀 기득권 정치만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과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국회 통과에 맞춰 22일 법률 공표를 준비하고 있다.

제주특별법 개정안은 교육의원 폐지와 동시에 제주도의원 정수를 40명이 아닌 45명으로 유지하고 특례로 위임된 비례대표 비율도 20%에서 25%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지역구 32명을 유지하면 비례대표는 기존 8명에서 최대 13명까지 늘어난다. 제주선거구획정위원회는 22일 제16차 회의를 열어 비례대표 정수를 논의할 예정이다.

획정위가 결과보고서를 마련해 오영훈 제주도지사에 제출하면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지역선거구 및 교육의원선거구의 명칭·구역 및 의원정수에 관한 조례' 개정으로 확정된다.

현재로서는 32개 선거구 존치와 비례대표 정수 확대가 유력하다. 이 경우 차기 지방선거에서 도의원 중 약 30%는 비례대표로 채워진다.

이는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과 다양한 사회적 목소리를 의정에 반영한다는 취지에 부합한다. 문제는 공직선거법상 봉쇄조항을 개정하지 않아 반쪽짜리 제도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 제190조의2에 따라 광역의원 비례대표는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5이상(5%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한 해 지방선거에서 얻은 득표 비율에 따라 배분된다.

헌법재판소는 올해 1월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 정당 자격을 '유효 투표수의 3% 이상 득표'로 제한한 이른바 봉쇄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한창민·정혜경 국회의원은 지방선거에서도 봉쇄조항을 삭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차규근·김영배의·용혜인 의원은 5%를 3%로 낮추는 법안을 제출했다.

반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봉쇄조항 개정에 대한 합의 처리에 나서지 않았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에서 5% 허들은 그대로 남게 됐다.

제주는 2006년 기초의회가 사라지고 광역의회로 통폐합되면서 막대한 자본과 조직력을 내세운 양당의 세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급기야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소수정당은 단 한 명의 비례대표도 배출하지 못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양당이 4석씩 싹쓸이하며 군소정당은 전멸했다.

더욱이 지난 선거에서 비례대표가 7명에서 8명으로 늘었지만 소수정당은 증원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정의당은 5%를 넘어 6.11%를 얻었지만 소수점에 밀려 입성에 실패했다.

이번 지방선거도 5%를 넘지 못하면 또다시 기득권 정당의 나눠 먹기식 배분이 현실화될 수 있다. 비례대표 13명 확정시 민주당은 최대 8석, 국민의힘은 5석을 가져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