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여목성, 2026 서울 정비사업의 다른 이름

심희수 기자 2026. 4. 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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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조원·3.5만호…수도권 전체 규모 절반 이상 차지
대형사 총출동…경쟁입찰·수의계약으로 갈리는 양상
압구정현대아파트 단지 모습.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2026년 서울 정비사업의 주요 사업지다. 업계 선두 건설사들은 일제히 핵심 입지 시공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26년 시공사를 선정했거나 선정이 예정된 '압여목성' 정비사업 단지는 12곳으로 압축된다.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3·4·5 재건축정비사업, 여의도시범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 목동5·6·10·14단지 재건축정비사업,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2·3·4지구 재개발정비사업 등이다.

서울 내 노른자 땅에 위치한 사업지인 만큼 그 사업 규모도 상당하다. 사업지 12곳의 총 사업비는 약 26조767억~26조5767억원 규모다. 총 세대수는 3만5275세대에 달한다. 업계에선 올해 수도권 정비사업 규모를 5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압여목성에 몰려 있는 셈이다.

높은 사업성을 지닌 만큼, 대형건설사의 잇따른 구애가 이어진다. 곳곳에선 시공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붙었다. 총 사업비 1조4960억원의 압구정5구역에선 현대건설과 DL이앤씨 맞대결이 성사됐다. 설계·금융 모든 면에서 최상의 제안을 약속한 양사는 오는 5월 말 조합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총 사업비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여의도 시범아파트엔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이 관심을 보이며 '3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성수2지구(삼성물산·DL이앤씨), 성수4지구(대우건설·롯데건설)에서 수주전이 펼쳐질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정비사업주인 조합도 대형건설사의 경쟁을 반기는 분위기다. 복수의 건설사가 응찰할 경우 조합의 교섭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해외 건축사가 참여한 우수한 설계안이나 금융 조건을 유지하면서도 공사비를 낮출 수 있는 협상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서울 내 우수한 입지와 높은 용적률로 확보한 사업성,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까지 더한 이른바 '삼각 편대'를 완성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간 경쟁이 붙어야 조합 입장에서도 사업 조건을 끌어올릴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압여목성 일부에선 무혈입성이 전망되기도 한다. 압구정3구역과 목동6단지, 성수1지구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각각 현대건설과 DL이앤씨, GS건설이 단독 응찰하며 유찰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2회 이상 단독 응찰로 유찰된 사업장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이들 사업장에선 1차 응찰 기업의 재도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외에도 압구정4구역에선 삼성물산이, 성수3구역에선 현대건설이 지난 3월 1차 입찰에서 단독 응찰했다. 

업계에선 이와 별개로 수의계약 증가 흐름에 건설사들의 집단적 방어 전략이 자리한다고 분석한다. 수주전에서 발생하는 수백억원대 홍보비용은 물론, 경쟁 과열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적·사업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한 건설사가 수년간 공들여 온 단지에 후발주자가 뒤늦게 뛰어들어 판을 뒤집기는 쉽지 않은 데다, 과열 경쟁에 따르는 홍보비와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며 "경쟁이 불가피한 핵심 입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를 구분해 자원을 배분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