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면 무조건 실거주, 전세 더 없어질 것” 주택 시장 혼란 우려 [부동산360]

서정은 2026. 4. 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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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 1주택 겨냥, 장특공 폐지 방침 공식화
현행 1주택자 장특공, 보유와 거주 공제 통합
거주 공제만 별도로 운영 하게 되면 세 부담 커져
실거주 요건만 강화, 임대차 시장 공급 부족 전망
이재명 대통령이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을 시사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김희량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1주택자라 하더라도 장기 보유를 이유로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현행 1주택자 장특공제는 ‘보유(최대 40%)’와 ‘거주(최대 40%)’ 공제가 통합된 구조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말대로 거주 공제만 인정하는 방안으로 개편되면, 유예기간 내 양도세를 줄이기 위한 ‘반짝 매물’이 일부 출회될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후, 거래 위축과 집주인 실거주에 따른 임대차 시장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정치권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범여권 중심으로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정부 역시 시뮬레이션에 착수했으며, 오는 7월 중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앞서 18일 이 대통령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오로지 장기 보유했다는 사유만으로 양도세를 대폭 깎아주는 제도”라며 “성실한 1년간 노동 대가인 근로소득이 10억원이 넘으면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데, 부동산 투기 불로소득은 수십, 수백억 원이라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거주와 무관하게)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건 정의와 상식에 어긋난다”고 했다.

현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장특공제는 보유 및 거주 기간에 따라 합산해 적용한다. 1주택자가 12억원 초과 주택을 양도할 때 10년 이상 보유하고 10년 이상 거주하는 경우 40%씩 최대 80%의 장특공제를 적용받는다.

시장에선 장특공 개편이 1주택자도 투기꾼으로 규정해 ‘징벌적 과세’ 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989년 도입된 장특공은 장기보유를 유도하고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됐다. 사고 나서 집값이 오르면 빨리 되파는 투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부풀려진 명목 이익을 보정해주는 장치기도 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장특공제 도입 취지를 고려할 때 현재 논의 방향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양도세 필요경비로 인정되지 않는 구조도 함께 개선해야 과세 형평성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비거주 1주택자=투기’로 인식하고 규제하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앞서 대통령도 직장 발령이나 자녀교육, 부모 봉양 등으로 본인 집에 살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선 규제를 비켜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예외 요건을 발라내기가 쉽지 않다. 또 ‘갈아타기’ 등도 생애 주기에 맞는 주거 소비 행태인데 이를 실거주와 투기로 구분해 거주 요건에만 맞춰 공제한다는 것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1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는 물론 장기특공 개편까지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예외사유가 나오지 않았다”며 “집을 매도하려던 사람도 ‘규제를 확인한 뒤 대응하자’로 오히려 매물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익명의 부동산 전문가는 “교육 목적이라면 강북 주택을 임대하고 대치동에 거주하는 경우까지 인정할 것인지 등 기준 설정이 쉽지 않다”며 “행정 편의보다 실효성 있는 기준 마련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살지 않는 집은 팔아라’는 정책 효과도 의문이다. 시장에선 다음달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이미 나올 매물은 상당수 소화됐다고 진단한다. 오히려 은퇴 고령층의 주거 안정성을 헤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권에서 고가주택을 가진 고령자들이 유예기간 내에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매도에 나설 수는 있다”면서도 “이 정도로는 거주·보유 여건을 모두 만족시킨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깨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대차 시장에는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주택자 임대인들은 장기 보유를 통해 세 부담을 낮추며 전월세 물량을 공급해왔는데, 실거주 의무가 강화될 경우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입주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서울 및 경기 주요지역은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임대차시장에서는 전월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4월 2주(4월 13일 기준) 0.17% 올라 2024년 9월 둘째주(0.17%) 이후 81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김효선 위원은 “이미 서울에서는 향후 보유세 인상을 대비해 세입자를 내보낸 집주인들이 많다”며 “학군지 등 핵심 입지일수록 ‘전월세 품귀’가 심화되고 이에 따른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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