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소·통곡물 더 먹었는데 왜?… ‘비흡연 젊은 폐암’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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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채소·통곡물 중심 식단은 건강 증진과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켁 의과대학(Keck School of Medicine) 산하 노리스 종합 암센터 연구진이 50세 미만 비흡연 폐암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일반 인구보다 과일·채소·통곡물 섭취 비중이 높은 집단에서 오히려 폐암 발생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역설적인 관계가 나타났다.
이를 통해 특정 농약과 폐암 간 인과관계를 보다 명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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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켁 의과대학(Keck School of Medicine) 산하 노리스 종합 암센터 연구진이 50세 미만 비흡연 폐암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일반 인구보다 과일·채소·통곡물 섭취 비중이 높은 집단에서 오히려 폐암 발생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역설적인 관계가 나타났다.
결과는 미국 암 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연례 학술대회(17~22일)에서 발표된 초기 연구로, 아직 학술지 게재 전 단계다.
연구를 이끈 USC 켁 의대 종양 내과 전문의이자 폐암 전문가인 호르헤 니에바 부교수는 주요 원인으로 농약에 주목했다.
그는 상업적 목적으로 대량 재배한 비유기농 농작물의 경우 농약 잔류 가능성이 높으며, 일부 화학물질은 돌연변이 유발, 산화 스트레스 증가, 염증 반응 촉진 등을 통해 폐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약에 자주 노출되는 농업 종사자의 폐암 위험이 높다는 역학 연구 결과도 있어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젊은 여성이 같은 연령대의 남성보다 폐암 진단 비율이 더 높다는 점도 확인됐다. 여성 참가자들은 남성 참가자들보다 과일·채소·통곡물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경향을 보였다.
젊은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률 증가
폐암은 전통적으로 노년층(평균 발병 연령 71세), 흡연자, 남성에서 더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1980년대 중반 이후 미국에서 흡연율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 폐암 발병률은 감소하는 추세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젊은 폐암 역학 프로젝트(Epidemiology of Young Lung Cancer Project)’를 진행했다. 50세 이전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 187명을 대상으로 인구학적 특성, 흡연 이력, 식습관, 종양의 분자적 특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 대부분이 흡연 경험이 없었다.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도 기존 흡연 관련 폐암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식단의 질을 평가하는 ‘건강식 지수(Healthy Eating Index)’ 분석에서도 연구 대상자의 평균 점수는 65점으로, 미국 평균(57점)보다 높았다. 특히 여성의 점수가 더 높았다. 이들은 하루 평균 녹색 채소·콩류 4.3회 분, 통곡물 3.9회 분을 섭취했다. 이는 미국 성인 평균(각각 3.6회, 2.6회)보다 많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러한 작물을 재배할 때 일반적으로 농약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또한 참가자들이 섭취한 식품 속 농약 농도를 직접 측정한 것이 아니라 식품군별 평균 농약 잔류량에 대한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노출 수준을 추정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향후 혈액이나 소변을 통해 농약 물질을 직접 측정하는 생체 모니터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특정 농약과 폐암 간 인과관계를 보다 명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농약이 주요 원인으로 확인된다면, 농업 방식, 식품 안전 기준, 공중 보건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질 수 있다.
니에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젊은 성인의 폐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정 가능한 환경 요인을 규명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며 “향후 공중보건 권고와 폐암 예방 연구의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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