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정순왕후의 귀환, 재결합…59회 영월 단종문화제 미리보기[함영훈의 멋·맛·쉼]
3년만에 이별한 부부, 올해 다시 결혼식
쿠데타 다리 살곶이~청령포 유배길 재현
세계손님맞이 영월군민 다시 똘똘 뭉쳤다
![단종 국장 재현 퍼레이드(2025년)[영월군 체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0/ned/20260420095746269aumk.jpg)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신록이 가장 왕성한 자태를 뽐내는 음력 5월(양력 6월), 단종은 성군의 뜻을 품고 즉위한다. 1452년 왕위에 올랐으나, 3년 2개월 만에 믿었던 삼촌 수양의 쿠데타로 폐위당한다.
단종의 영월행 유배길. 지금의 동묘공원 인근 청계천 영도교에서 정순왕후는 남편 단종을 마지막으로 배웅한다. 유배길은 성동의 살곶이다리를 건너면서 한양을 벗어났다.
‘화살을 꽂으려던 다리’라는 뜻의 살곶이다리는 고려왕의 명령을 거역한 채 출병한 군대를 돌려 쿠데타를 벌인 이성계가 다섯째아들 방원의 ‘형제의 난’ 쿠데타 때 함흥으로 옮겼다가 한양으로 돌아오면서, 중랑천 둔치에 마중 나와 있던 방원을 죽이려 화살을 쏜 곳이다. 쿠데타의 슬픈 역사를 품은 다리이다.
단종이 할아버지 세종대왕, 아버지 문종대왕의 성군 DNA를 발전시키며 오래도록 재위했다면, 조선의 역사는 확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갖은 고초를 겪으며 천만리 머나먼 길을 이동한 끝에 유배자 단종 일행은 영월 청령포에 이른다.

유배된 지 2년 만인 1457년 단종이 살해되고, 시신이 강물에 유기된 후, 영월군민들은 241년간 외지인에게 ‘왕과 사는 남자’ 엄흥도의 시신 수습 등 단종 얘기를 좀처럼 하지 않았다. 단종이 숨진 지 60년쯤 지나 지위 복권이 처음 거론된 중종 때, 능의 위치만 알려주었고, ‘단종’, ‘장릉’으로 완전히 복권된 숙종 때에 이르러서야 집안 대대로 이어왔던 침묵을 깨고 단종애사와 절절한 애도의 마음을 대놓고 토로했다고 한다.
그 후에도 오랫동안 수양 세조의 치적을 옹호하는 세력들이 많아 조촐한 제례만 하다가, 1967년에야 “제대로 모시자”라는 뜻을 모아 시작된 것이 단종제이다. 제사 중심의 단종제가 국민축제 ‘단종문화제’로 바뀐 것은 1990년이고, ‘국장’ 시가행렬 재연행사를 시작한 것 2007년이다. 3만5000명인 영월 인구 중 5000명 안팎의 군민이 국장 행렬의 스태프로 참여했다.
영화 ‘왕사남’이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2026년, 제59회 단종문화제가 오는 24~26일 청령포, 동강둔치와 청령포원, 장릉, 관풍헌 등지에서 열린다.


축제의 새 콘텐츠는 살곶이다리를 벗어나 청령포에 도착하는 유배길이 재현되고, 영도교에서 헤어진 단종과 정순왕후가 영월에서 다시 혼례를 올리는 모습이다. 15세기때 고생했지만 21세기에 행복을 되찾는 모습은 매우 감동적일 것이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세계적 흥행 이전에, 단종이 유럽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일화가 흥미롭다. 영월예술인들의 뮤지컬 ‘1457, 소년 잠들다’는 2025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코리안 시즌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돼 현지에 모인 유럽인들을 울렸고, ‘아시안 아트 어워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공연은 매주 주말 장릉 소나무숲에서 세번 열리는데, 축제 기간에는 토요일 2회(오후 2시·4시) 일요일 2회(오전 11시·오후 1시)로 늘렸다.
군민과 지역기업·공공기관들은 15~18세기 그때처럼 똘똘 뭉쳐 이번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여성단체회원들은 청령포 어소와 소나무숲을 정성껏 청소했고, 광해공단 직원들은 인근지역 경관미화를 위해 영산홍을 2600주나 심었다.

영월 민관은 지난 18일 서울 숭인근린공원에서 열린 정순왕후 문화제를 찾아 “왕후의 남편께서 영월에 편히 계신다. 영월에도 많이 오시라”는 인사를 전했고, 앞서 지난 11일에는 정순왕후능(사릉) 묘역의 꽃을 영월 장릉에 옮겨 심으며 부부의 영원한 사랑을 응원했다.
영월국유림관리소는 내 손님들이 한치의 걱정도 없게, 군내 곳곳에 산불억제지연제 살포를 마쳤다. 문체부는 단합이 빚어낸 멋진 K-관광콘텐츠를 치하하면서 영월이 선두에 선 강원특별자치도를 내나라여행 박람회 대상으로 선정했다.
축제 개막일인 24일에는 복권된 해를 제목으로 한 ‘단종1698’ 뮤지컬, 장항준 감독의 영월아카데미 토크콘서트, 박지환 배우의 인사, 박지훈 배우의 응원 영상 공개, 가수 이찬원·강문경이 출연하는 개막 콘서트, 정순왕후 선발대회, 드론 라이트 쇼가 펼쳐진다.


25일에는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단종국장’ 재현 및 시간여행 코스프레 퍼레이드가 거행된다. 26일에는 수백 명의 군민이 참여하는 역동적인 ‘칡 줄다리기’와 폐막 콘서트가 열린다. 사흘내내, 청령포-장릉과 엄흥도사당을 잇는 인문학순례, 전국요리경연대회와 미식제, 왕사남 스탬프 미션 등도 하게 된다.
올해 단종문화제의 부제는 ‘왕의 귀환, 희망의 서막’이다. 600년 슬픔을 지우고 귀환하는 소년 왕의 모습에 콧날이 시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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