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BMW B58엔진 제작 결함 의심…국토부 직권 조사 필요’ [세상&]

김아린 2026. 4. 2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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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도로 주행 중 참사 직결 가능성”
국토부 “정식 조사 전환 여부 조사 중”
불안한 차주들 사설 수리소 통해 교체
북미서는 해당 시기 제작 모델 리콜 조치
BMW코리아 “본사에서 대책 준비 중”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한 BMW 서비스 센터. [정주원 기자]

[헤럴드경제=김아린·정주원 기자] 경찰이 BMW 특정 모델의 엔진 내부 부품에서의 잦은 결함에 따른 대형 참사가 우려된다며 국토교통부의 직권 조사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경찰은 2019~2021년 생산 차량에서 동일 패턴의 결함이 반복되는 바, 이는 ‘제작결함’에 해당함이 의심된다고 했다. 북미 BMW에서는 같은 엔진 장착 모델이 또 다른 이유로 2024년 리콜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안을 인지한 국토부는 정식 조사 전 정보 수집에 착수했다. 국내 차주들은 사설 수리소를 통해 부품을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최근 ‘B58 엔진’을 장착한 차량의 엔진 내부 부품이 내구성이 낮은 재질로 제작돼 결함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내용을 파악하고 “소비자 안전 확보 차원에서 해당 엔진 탑재 BMW 차량에 대한 국토부 주관의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부 보고했다.

경찰이 문제가 있다고 파악한 차량은 BMW가 2019~2021년 사이에 ‘B58 엔진’을 장착해 생산한 모델들이다.

차량 전문가 등에 따르면 문제의 BMW 모델은 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 오일펌프 내부 부품이 내구성이 낮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플라스틱 부품이 100~120도에 이르는 고온의 엔진 오일과 고도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 부서진 부품이 엔진 오일 공급에 장애를 일으켜 엔진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경찰은 “고속도로 주행 중 오일 공급 문제가 발생하면 조향·제동 장치 불능으로 대형 참사로 직결될 수 있다”며 “잠재적 위험 차량 수만 대가 도로 위를 주행 중”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토부에 해당 시기에 만들어진 차량에 대한 실사·직권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알렸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달 이 문제와 관련해 조사 전 정보 수집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경찰과 별도로 국토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관련 사실을 인지해 정보 수집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식 조사 전환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했다.

KATRI 관계자는 “최근 BMW코리아 측에 B58 엔진 오일펌프 관련 현장 조사 협조 공문을 보냈다”며 “실제 차량에 장착된 해당 부품을 회수해 보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오일펌프 이슈에 대해 현재 BMW 본사에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달받았다”며 “전달받는 즉시 국토부와 KATRI에 보고 후 관련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KATRI에서 이 이슈에 대해 조사 중인 것이 맞다”고도 했다.

한 수리 업체에서 작업 중인 BMW B58 엔진 오일펌프. 내부 부품이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교체 의뢰가 잇따르고 있다. [정주원 기자]

국토부의 공식 조사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현장에선 차주들이 사설업체를 통해 부품을 교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김포에 있는 BMW 전문 수리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도 B58 엔진 차종 오일펌프 작업을 하고 있다”며 “차주들 사이에 오일펌프 문제가 이미 꽤 알려져 ‘사고날까 겁난다’면서 부품을 교체해달라는 문의가 많다”고 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또 다른 수리업체 관계자도 “B58 계열 차종에 동일한 결함이 집중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본사 공문이 없어 고객 동의하에 오일펌프를 교체하고 있다”라고 했다. BMW코리아 공식 지침 부재로 차량 소유주들이 사설 업체의 자체 조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수리 업계에 따르면 오일펌프를 교체하려면 200만원에서 300만원 상당의 비용이 든다. 엔진 전체 교체가 필요한 경우 3000만원까지 비용이 훌쩍 뛴다. 설계 결함이 인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보증 기간이 지난 차량은 교체 비용을 자부담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BMW코리아가 문제를 인지하고도 소극 대응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도 의심했다. BMW는 2021년 이후부터 결함이 반복된 플라스틱 부품을 금속 등 개선된 부품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제조사가 기존 부품의 내구성 부족을 파악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경찰은 “국내 소비자들은 정보 접근성이 낮은 것을 악용해 공식적인 보증 연장 등 없이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보상 방안에 대해 제시된 바 없다.

리콜이나 보상 방안 검토 여부에 대해 BMW코리아 관계자는 “보증 연장과 같은 고객 만족 프로그램의 경우 각 나라의 시장 상황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에 해당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다각도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024년 북미BMW는 2019~2021년 생산된 시리즈 중 특정 B58 엔진을 장착한 물량(“vehicles with a certain B58 engine configuration”)에 대해 리콜 조치를 했다. 이는 오일펌프가 아닌 엔진 스타터 관련이었지만 B58 엔진 차종이 리콜 대상이 됐다.

미국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지 BMW 소유주들은 뉴저지 연방 법원에 엔진 오일 부품 관련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BMW 측이 쉽게 고장이 나는 엔진 오일 부품을 장착한 차량을 판매하면서 수리 비용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보증 기간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자동차관리법상 차량 제작 결함 조사는 국토부 소관으로 이 사안이 경찰 수사로 비화될 가능성은 없다. 경찰 관계자는 “엔진 등 차체 불량 관련은 오롯이 국토부 관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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