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뱉어내라?"···대형 GA ‘보너스 환수’ 논란

강홍민 2026. 4. 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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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의 끝까지 간다]
피플라이프, 장기근속 위해 2024년 도입한 성과보상금 논란
10년 간 일한 설계사에 24·25년 지급한 보너스 환수 조치
피플라이프 “보너스는 업계 관례”···FA 측 “보너스 안 주려는 꼼수”
업계 관계자 “사측, 보너스 규정 구체적으로 명시했어야” 지적

국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이 수년 간 자사 보험을 영업한 보험설계사(FA)들에게 지급한 연간 성과 보상금을 환수해 논란이다. GA 측은 기존 업계 룰대로 진행 중이라는 입장인 반면, 다수의 FA들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사측의 입맛대로 적용한 사례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대형 GA사인 피플라이프는 장기근속을 위해 마련된 '성과급 환수 면제' 규정을 퇴직 시점에 이르자 자의적으로 해석, 1인당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금액을 회수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4·25년 규정집 실린 ‘보너스 정책’ 대상은 2026년 이후 입사자부터?

사건의 발단은 피플라이프가 FA들의 장기근속을 독려하기 위해 도입한 '연말 성과 보너스' 제도다. <끝까지 간다>팀이 확보한 피플라이프 2024년·2025년 7월판 내부 규정집에 따르면, ‘60차월(5년) 이상 근속한 인원이 퇴직할 경우 기지급 된 보너스 등 비용을 환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 규정은 이직이 잦은 업계 특성상 위촉된 FA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피플라이프가 2024년에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이 규정을 두고 사측과 FA 간 입장차가 불거지고 있다.
올해 초 피플라이프에서 이직한 FA들은 5년 이상 근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천만 원의 보너스를 환수하라는 사측의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측이 내세운 논리는 이른바 '자의적 시점론'이라는 지적이다. 2024년부터 규정집에 명문화돼 있는 연간 성과 보너스 환수 기준은 ▲원천무효(해지, 소멸 등) 계약 건에 限하여 발생월 무효계약 대상 지급액 환수 ▲연간보너스 수혜 後 2년 이내 해촉 時 직전 2년 지급금액의 100% 환수 ▲ 단, 2026년 이후부터 해촉월 기준 60차월 이상 근속FA는 해촉 환수 不적용 으로 명시돼 있다.


2024년, 2025년 피플라이프 규정집에 실린 연간성과 보너스 환수 내용이다. (제보자 제공)

환수방법에는 ▲환수 후 마이너스 발생 시 해당 금액을 Zero가 될 때까지 환수한다 ▲해촉 시 해당금액을 회사에 납부하여야 하며, 미납부 시 보증보험금 등으로 청구한다고 적혀 있다.
사측과 FA 간 대립되는 부분은 바로 ‘2026년 이후부터 해촉월 기준 60차월 이상 근속FA는 해촉 환수를 하지 않는다’는 조항 때문이다. FA 측은 근무 기간이 60개월이 넘었으니 환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2026년부터 60차월 이상 근속이기 때문에 24년, 25년에 지급받았던 성과금은 환수한다는 입장이다.

제보자 “5년 지나면 환수 안 되는 줄 알았다”···사측 “FA들도 다 알고 있었던 상황” 공방

지난 10여 년 간 피플라이프에서 FA로 근무한 제보자 ㄱ씨는 “사측이 말한 60차월이 지나면 당연히 환수가 없는 걸로 알고 있었다”며 “(사측이) 규정 원문 어디에도 없는 '지급 시점'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말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기근속을 유도할 때는 규정을 방패삼더니, 이제는 그 방패로 구성원의 뒤통수를 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FA들은 2026년부터 적용되는 보너스 환수 규칙을 2024년 규정집에 넣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초부터 모호한 규정 문구로 사측의 입맛대로 적용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말로 해석된다.

사측은 해당 규정이 업계 관례라는 입장이다.

피플라이프 관계자는 “이 제도는 2024년부터 신설됐고, FA가 보험을 체결했을 때 발생하는 성과급과는 별개로 장기근속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정집에 나와 있는 대로 24년, 25년에 받은 성과급은 환수 대상”이라면서 “2026년부터 지급되는 연간 성과 보너스는 60개월 이상 근무했으면 해촉이 되더라도 환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GA의 경우 수당이나 수수료 등은 규정집에 명시돼 있고, 비단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라면서 “제보한 설계사들도 이러한 규정이 있다는 걸 분명히 알 텐데, 어떤 여지를 만들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보너스 환수 압박에 FA들 혼란···업계 전문가 “구체적으로 규정 명시됐어야” 지적도

현재 환수 대상 FA들은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수금액도 1인당 수백 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다양하다. 환수 통보를 받은 FA 중에서는 사측에 입금을 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정통한 관계자에 의하면 “피플라이프의 환수조항과 같이 기간을 정해 놓고 근무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지급했던 성과금을 환수한다는 조항은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이라면서도 “이러한 사측이 제시한 성과급 조항들을 자세히 뜯어보면 설계사들에게 불리하게 돼 있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GA와 FA 간의 위촉계약은 개별 계약이 아닌 GA사가 미리 만들어 놓은 양식에 맞춰 놓은 부합계약으로 볼 수 있어 작성자 불이익 해석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게 GA사와 계약을 할 때 3~5년 기간을 정해 두는데, 기존 인센티브 외 성과 보상금이라는 이름으로 지급한 건 사측의 주장대로 장기근속을 목적으로 지급한 건 맞아 보인다”면서 “하지만 2026년 이전에 근무한 이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성과 보상금 제도를 2024년에 게재한 이유는 납득을 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사측의 주장대로라면 ‘2026년 1월 1일 이후 위촉된 FA가 60차월 이상 근무한 경우 환수 대상에서 제외된다’라고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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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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