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들 가진 특허, 설명만 잘해도”…코스피 1만시대 열 수 있다는데
![전종학 대한변리사회 회장 [대한변리사회]](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0/mk/20260420064202983ylan.jpg)
지난달 44대 대한변리사회장으로 취임한 전종학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특허 가치의 투명한 공시’를 꼽았다. 한국이 금융 선진국으로 거듭나 ‘코스피 1만’ 고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행 제도상 상장기업이 새로운 특허를 등록해도 시장에 공개되는 정보는 등록 일자, 등록 번호, 발명의 명칭 세 가지뿐”이라며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특허가 기업의 향후 폭발적인 매출을 견인할 획기적인 핵심 기술인지, 단순히 특허 건수를 채우기 위한 방어용 기술인지 구별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 전 회장은 “2020년에는 무늬만 ‘혁신 기업’인 한 정보통신(IT) 기업이 특허 가치를 뻥튀기해서 현물출자 인가를 받고 신주를 발행해 일반 투자자 1800명이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특허 공시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기업이 원할 경우 변리사가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한 특허 가치 감정 보고서를 공시 항목에 추가할 수 있도록 제도의 문을 열어주자는 취지다. 전 회장은 “모든 상장사가 아니라 ‘우리 회사에 이런 훌륭한 기술이 있으니 제대로 평가해 달라’고 요구하고 싶은 기업만 공시하게 하면 된다”며 “해당 특허의 시장성이 얼마나 되는지, 경쟁사와의 차별성은 무엇인지 감정 보고서를 함께 공시할 수 있게 한다면 능력이 없는 기업은 퇴출당하고 좋은 기업은 새로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지식재산 역할이 더욱 엄중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AI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은 단순히 뛰어난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권리를 빈틈없이 지켜낼 ‘촘촘한 독점 구조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있다. 전 회장은 “이제는 누가 먼저 기술을 만들었느냐보다 누가 그 권리를 확보하고 독점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의 치열한 경쟁”이라고 진단했다.

또 전 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변리사 비밀유지권(ACP)’ 도입이다. 비밀유지권이란 기업이 변리사와 나눈 핵심 기술 자료 등을 재판에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방어권이다. 전 회장은 주요 선진국과 달리 한국에는 이 규정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전 회장은 “외국 경쟁사가 일단 소송부터 걸고 나면 관련 자료를 다 제공해야 한다”면서 “변리사의 비밀유지권이 없으면 한국 혁신 기업의 기술을 지켜줄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외국의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를 악용해 한국 기업과 변리사가 주고받은 설계도와 핵심 자료를 합법적으로 빼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비밀유지권은 죄를 지은 사람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가 아니라 사회적 분쟁을 예방하고 우리 산업의 근간을 지키는 필수 장치”라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특허청이 ‘지식재산처(지재처)’로 승격된 것에 대해서는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국가 차원의 지식재산 패러다임이 긍정적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식재산처장이 국무회의에 직접 참석하고, 지재처 차장이 정부 입법 차관회의에 들어가 정책을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은 국가 정책적으로 엄청난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인식 변화에 맞춰 제도의 디테일을 조금씩만 다듬어도 우리나라가 훨씬 더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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