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고서성한?”…2030년부터 대학 서열 뒤집힌다
3개大 1인당 교육비 4400만원 수준까지 상향
연대(3965만)·고대(3315만)·성대(3242만) 추월
사립대 “규제 강화 속 지원은 제자리…투자여력↓”

정부가 향후 5년간 지역거점국립대 3곳에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예산 투입 계획을 밝힘에 따라 이른바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로 대표되는 대학 서열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계획’의 세부 정책을 이달 15일 공개하며 “2030년까지 특성화 분야에서 (지역거점국립대 3곳이) QS 전공별 세계 200위 안에 진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지역거점국립대 3곳은 이르면 올 3분기께 선정 작업이 완료된다.
반면 등록금 규제 등으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요 사립대들은 ‘규제만 있고 지원은 없다’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들 대학은 기업과의 산학협력 연구원 설치, 동문들의 기부 독려,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의 전략을 바탕으로 예산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등록금 수입 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한계도 명확하다. 실제 서울 주요 사립대 5곳의 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연세대(36.3%)를 제외한 고려대(42.8%), 성균관대(43.8%), 한양대(54.8%), 서강대(63.5%)의 관련 비중이 40% 이상일 정도로 등록금 의존도가 높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서울 소재 주요 9개 사립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이화여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를 분석한 결과 연세대가 3965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고려대(3315만원), 성균관대(3242만원), 한양대(2792만원), 이화여대(2261만원), 서강대(2029만원), 경희대(1879만원), 중앙대(1853만원), 한국외대(1270만원) 순이었다. 해당 수치만 놓고 보면 입시업계에서 언급하는 대학 서열과 학생 1인당 교육비 순위가 어느정도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셈이다.

다만 이 같은 1인당 교육비 순위는 이공계열 분야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1인당 교육비는 교비회계·산학협력단회계·도서구입비·기계기구매입비 등을 전체 학생 수로 나눠 산출된다. 산학협력단회계 비중이 큰 만큼 일반적으로 이공계 분야 경쟁력이 높은 학교의 1인당 교육비가 높는 구조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학계열 경쟁력이 약한 대학은 학교의 이름값에 비해 1인당 교육비가 적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이들 9개 대학의 산학협력단회계 예산은 연세대가 446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려대(4184억원), 성균관대(3728억원), 한양대(2753억원) 순이었다.
이 같은 1인당 교육비만을 놓고 보면 5년 뒤 국내 대학 서열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2030년 경에는 학생 1인당 교육비 지표에서 지역거점국립대 3곳이 서울 주요 사립대를 뛰어 넘을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지역 인재 양성 방안을 통해 지역거점국립대 3곳의 학생 1인당 교육비를 2030년까지 4400만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2024년 기준 지역거점국립대의 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는 2540만 원 수준으로 서울대(6302만원)의 절반에도 못미치지만, 2030년에는 서울대의 70% 수준까지 높아지는 만큼 우수학생 유치가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의 이른바 ‘입결(입학시험 결과)’ 또한 크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지역거점국립대에 반도체 학과와 같은 취업연계 계약학과 정원을 늘린다는 방침이라 이들 3개 대학이 관련 학과를 신규 유치할 경우 추가 입결 상승이 예상된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 영향으로, 입시업계에서는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로 대표되던 입결 최상위권 학과에 ‘반도체학과’를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사립대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5년 가량 동결된 등록금 등 각종 규제와 지역균형발전에 초점을 둔 정부의 예산 배분으로 1인당 교육비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대학의 막강한 ‘동문파워’ 또한 예산 확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9개 사립대 중 기부금 액수가 가장 많은 고려대의 관련 수입은 867억원으로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9.7%)이 한자릿 수에 불과하며 연세대의 기부금 수입은 1년새 746억원에서 692억원(6.0%)으로 되레 줄었다. 이외에도 성균관대(227억원), 이화여대(186억원), 한양대(160억원), 경희대(116억원), 서강대(84억원), 중앙대(73억원), 한국외대(54억원) 등은 전체 예산에서 기부금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3%내외에 불과하다.
정부의 등록금 인상 규제 및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연세대와 서강대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1년새 되레 뒷걸음질 치기도 했다. 실제 연세대의 1인당 교육비는 2023년 4083만원에서 이듬해 3965만원으로 낮아졌으며 서강대 또한 같은 기간 2036만원에서 2029만원으로 줄었다. 1인당 교육비 수치 기준만 놓고 보면 서울 주요대와 지역거점 국립대 간의 순위 역전이 멀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사립대 일각에서는 고등교육정책에서 지역균형 발전이 우선시 되며 교육의 ‘수월성(Excellence)’ 부분이 소외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국내 일반대 189곳 중 154곳이 사립대인 상황에서 ‘사립대 역할론’을 인정하는 한편, 경쟁력이 높은 몇몇 대학의 개별학과에 대해서는 지역거점국립대 수준의 파격적 지원책이 필요해 보인다”며 “정부가 대학 등록금 인상률을 ‘최근 3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만큼, 이에 대한 보상으로 재정 지원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그와 관련한 정책적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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