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교 건너 3만 가구 재건축… 대형사 눈독

한형용 2026. 4. 2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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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광명 하안 주공단지

[르포] 광명 하안 주공단지

5단지 이어 3ㆍ4단지 시공사 선정

12개단지ㆍ8개 구역 연쇄 수주전

최대 관건 조합원 분담금 ‘촉각’

재건축땐 ‘미니 신도시’ 탈바꿈

그래픽 : 대한경제

[대한경제=한형용 기자]서울 지하철 1호선 독산역 2번 출구를 나와 금천교(안양천)를 건너면 풍경이 달라진다. 15층짜리 아파트가 좌우로, 앞으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이어진다. 높이도, 색깔도, 생긴 것도 거의 같다. 조성된 지 30년이 넘은 단지다.

서울과 광명을 가르는 안양천, 그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준서울’이라 불리는 땅에서 약 3만 가구의 청사진을 새롭게 그릴 재건축이 시작됐고, 이곳에 10대 건설사들이 줄을 서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12개단지, 8개구역으로 나눠진 하안주공 단지 안으로 들어서자 색이 바랜 외벽, 녹이 슨 난간, 지상 주차장을 꽉 메운 자동차가 눈에 들어온다. 특히 일부 단지 인근에는 건설사들이 내건 ‘소유주님의 꿈을 이뤄드립니다’와 같은 내용의 현수막도 눈길을 끈다. 낡음 위에 새것의 예고가 겹쳐 있다.

광명 하안주공에서 처음으로 시공사 선정 레이스에 불을 붙인 곳은 5단지다.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은 지난 6일 현장설명회를 열었고, SK에코플랜트와 한화 건설부문, 대방건설 3개사가 참석했다. 5단지는 최고 15층 18개동 2176세대다. 재건축 이후 최고 45층, 2810세대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광명 하안주공 아파트 단지 내부 전경. / 사진 : 한형용기자 je8day@

3ㆍ4단지도 곧장 뒤를 이었다. 대한토지신탁ㆍ케이비부동산신탁 컨소시엄은 지난 17일 현장설명회를 열었고, GS건설과 대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진흥기업 등 7개 건설사가 참석했다. 3ㆍ4단지는 하안주공 재건축 8개 구역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기존 세대수는 3단지가 2220세대, 4단지가 1346세대로 총 3566세대 규모다. 재건축 후에는 4004세대로 탈바꿈한다.

5단지와 3ㆍ4단지가 포문을 열자 나머지 구역도 줄줄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채비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지난해 일제히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6ㆍ7단지, 9단지, 10ㆍ11단지, 12단지는 사업시행자 지정과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동시에 마무리했고, 설계사 선정도 모두 끝냈다. 현재는 시공사 입찰 지침서를 만드는 단계다. 이들 단지는 이르면 6월부터 순차적으로 시공사 선정에 나서 연내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 방식을 택한 1ㆍ2단지와 8단지도 올해 안에 구역 지정부터 조합설립, 시공사 선정까지 세 단계를 마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시공권 확보를 위한 수주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은 3년 전부터 공을 들여왔고, 현대건설은 물론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등도 주요 사업지 공략에 나선 상태다. 특히 삼성물산은 조합 방식으로 진행되는 1ㆍ2단지와 8단지를, GS건설은 10ㆍ11ㆍ12단지, HDC현대산업개발은 6ㆍ7단지 등을 중심으로 수주전 채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등도 주요 사업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업 구역마다 2000∼4000가구 규모인 만큼 하나만 따내도 조 단위 실적이 가능하다.

광명 하안주공 아파트 단지 내부 전경. / 사진 : 한형용기자 je8day@

관건은 조합원 분담금이다. 하안주공 상당수는 36∼73㎡, 소형 복도식 구조다. 재건축 후 더 넓은 평형으로 옮기려면 분담금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조합원 사이에서는 공사비 인상 등을 고려한 ‘속도가 생명’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상반기 내 시공사 선정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약 3만 가구의 미니 신도시가 이 자리에 들어선다. 현재 150∼170%대인 용적률은 종상향과 인센티브 적용으로 최대 330%까지 높아진다. 이 일대는 공사 여건도 좋다는 평가다. 지반에 암반이 없어 굴착 공사가 수월하고, 대지 형태도 반듯한 평지여서 공기 단축에도 유리하다. 재건축 후 들어설 단지들이 안양천변 조망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사업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사실상 서울 생활권으로 사업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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