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오리털만으론 버티기 어려운 시대…김철웅 회장의 합성 셔틀콕 공인구 채택 대만 모닝컵 돌아보니, 국내에도 본격 도입 초읽기

김종석 기자 2026. 4. 20. 06:0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균일성과 내구성은 호평, 손맛과 타구음은 아직 과제
- 국제연맹, 그레이드3·주니어 무대에서 천연 셔틀콕 대체 실험
- 9월 국내 요넥스 챌린지에서 합성 제품 공인구 채택
동승통상 요넥스코리아 김철웅 회장이 합성 셔틀콕이 처음 공식 사용구로 채택된 대만 모닝컵을 참관했다. 대회 현장에서 모닝컵 창설자인 대만 배드민턴의 아버지 우원다 선생의 부인과 함께한 김철웅 회장. 김철웅 회장 제공

배드민턴의 미래는 생각보다 빨리 코트 위로 올라왔습니다. 세계적인 배드민턴 브랜드 요넥스의 국내 파트너인 동승통상(요넥스코리아) 김철웅 회장은 최근 대만 타이베이를 다녀왔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 생활체육 배드민턴대회인 모닝컵에서 합성 셔틀콕이 처음 공인구로 채택돼 사용됐기 때문입니다. 천연 셔틀콕 재료인 오리털과 거위털 가격 급등, 공급난 속에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 합성 셔틀콕이 실전 무대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출장길에는 박용제 요넥스 남자 배드민턴팀 감독도 동행했습니다.

 모닝컵은 대만 배드민턴의 아버지로 불리는 우원다(吳文達) 선생(1929~2015)이 1972년 창설한 대회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배드민턴에 참여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경기가 열렸기에 모닝컵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첫 대회에 약 100명의 직장인이 참가한 뒤 해마다 규모가 커졌고 해외 참가자도 늘었습니다. 소규모 조기 모임 성격의 대회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26개국 5900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 생활체육 배드민턴 이벤트로 성장했습니다. 대회 기간 김철웅 회장은 오랜 인연을 지닌 우원다 선생의 부인 吳蔡秀珍(우차이시우전) 여사를 만나 안부를 나눴고, 우원다 선생의 증손자 역시 대만 선수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106세 고령 참가자까지 포진한 이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경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초·중급 동호인부터 엘리트 선수까지 한 코트에서 경쟁합니다. 그래서 이번 합성 셔틀콕 실험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배드민턴 전체 스펙트럼의 반응을 한 자리에서 확인한 시험대에 가까웠습니다.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 2연패를 달성한 왕치린(오른쪽)과 리양이 모닝컵에서 시범 경기를 하고 있다. 리양 페이스북

대만 언론이 전한 올해 모닝컵의 규모는 이 변화의 무게를 더 실감하게 합니다. 제54회 대회에는 26개국에서 5884명이 참가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약 4300경기가 타이베이체육관에서 이어졌습니다. 생활체육 축제이면서도 사실상 세계 배드민턴계의 '거대한 테스트베드'가 된 셈입니다. 대만의 간판 스타이자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 2연패를 달성한 왕치린도 합성 셔틀콕을 직접 시험한 뒤 "적응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타구가 쉽게 튀어 나간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적응하고 나면 속도는 괜찮지만, 더 발전할 여지가 크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합성 셔틀콕의 현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생활체육 무대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보이지만, 최고 수준의 선수들에게는 아직 '적응'과 '개선'이라는 두 단어가 함께 따라붙고 있습니다.

 김철웅 회장에 따르면 이번 참관에서 드러난 평가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먼저 공통된 장점입니다. 합성 셔틀콕은 균일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스피드와 비행 궤적이 일정하고 불량품이 거의 없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이어 내구성입니다. 경기 수준에 따라 기존 깃털 셔틀보다 약 30~60% 더 오래 버틴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마지막은 청결함입니다. 파손 잔해물이 거의 없고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아 경기장 환경이 훨씬 깨끗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습니다.

B는 모닝컵 사용 셔틀콕(합성과 천연 복합 소재), A는 합성 셔틀콕, C는 천연 거위털 셔틀콕. 타이사운드 홈페이지

특히 생활체육 참가자들의 반응은 분명했습니다. "천연 깃털 셔틀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고, 31점 1세트 경기에서도 셔틀콕 1~2개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비용과 효율이라는 현실적인 기준에서는 이미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엘리트 선수들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스트로크할 때 라켓에 전달되는 무게감이 조금 더 무겁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임팩트 때 타구음 역시 천연 깃털 특유의 경쾌함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스매시나 드라이브 상황에서 셔틀의 종속이 완전히 죽지 않는다는 평가가 반복됐습니다.

 김세준 요넥스코리아 대표 역시 "합성 셔틀콕이 천연 제품보다 다소 무겁고 스피드는 빠른 느낌이라고 하더라. 내구성은 월등히 좋고, 코트 위에 셔틀콕 깃털에서 나오는 조각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적응의 문제일 뿐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다"라고 전했습니다.

 결국 핵심은 분명합니다. 셔틀콕의 비행은 비슷해졌지만, 감각은 아직 완전히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현장의 분위기는 단순한 거부감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차이는 있지만 적응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적지 않았습니다. 합성 셔틀콕을 대체재가 아닌 '미래의 후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김철웅 회장과 박용제 감독이 요넥스 남자 실업팀에 입단한 신인 이형우를 축하하고 있다. 요넥스 제공

이번 대만 모닝컵이 더 의미 있게 읽히는 이유는, 이 현장이 국제 배드민턴의 최근 흐름과 정확히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최근 합성 셔틀콕을 그레이드3 대회와 주니어 국제대회에서 시험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습니다. 아직은 최상위 엘리트 무대 전면 도입이 아니라 제한적 실험 단계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이 문제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합성 셔틀콕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균일성, 내구성, 위생성까지 기존 깃털 셔틀이 안고 있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반면 단점도 명확합니다. 타구감, 타구음, 그리고 스매시 이후 감속 구간 등에서는 여전히 차이가 존재합니다. 결국 이 제품의 승부는 "쓸 수 있느냐"가 아니라 "엘리트 선수들이 공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삼성생명과 후원 계약을 한 요넥스 코리아(동승통상). 

가격은 여전히 과제입니다. 현재 요넥스 '크로스윈드 70'은 같은 회사의 최고급 깃털 셔틀인 'AS-50'과 비슷한 가격대로 형성돼 있습니다. 내구성이 더 좋다고 해도 시장이 그 가치를 체감하기 전까지는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아직 대량생산 체계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1~2년 내 가격과 공급 구조는 충분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일본 요넥스 본사 글로벌 마케팅 회의에 참석한 뒤 19일 귀국한 김세준 대표는 "합성 셔틀콕 생산증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에서 빠른 출시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논의가 있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동승통상은 반 세기 가까이 셔틀콕 개발과 유통에 힘써온 기업입니다. 김철웅 회장의 선친인 김덕인 회장(2017년 별세)은 1977년 동승통상을 설립해 '스완' 브랜드 셔틀콕을 제조했습니다. 제대로 된 용품 없이는 경기력이 향상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라켓과 셔틀콕, 의류 개선뿐 아니라 대표팀 해외 전지훈련도 지원했습니다. 1982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일본 요넥스의 장기 후원 계약을 이끌며 한국 배드민턴의 국제 경쟁력 기반을 다지는 데 이바지했습니다.

 셔틀콕을 향한 선친의 철학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김철웅 회장의 이번 참관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대만 모닝컵에서 공식 사용구로 채택된 요넥스 합성 셔틀콕 크로스윈드 70. 요넥스 홈페이지

이 흐름은 곧 한국으로 이어집니다. 9월 초 경기 안양시에서 열리는 모닝컵 연계 대회인 요넥스 챌린지에서 합성 셔틀콕이 공인구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한국 동호인과 선수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그 결과는 합성 셔틀콕의 다음 단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배드민턴은 오랫동안 가장 섬세한 감각을 지켜온 스포츠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감각이 공급망과 가격, 지속가능성이라는 현실 앞에서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합성 셔틀콕은 아직 완성된 답이 아닙니다. 그러나 변화의 방향은 이미 분명해졌습니다.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새로운 셔틀콕의 모닝은 이미 밝았습니다.

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 테니스코리아 쇼핑몰 바로가기

▶ 테니스 기술 단행본 3권 세트 특가 구매

Copyright © 테니스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