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신화 IP 입고 ‘리니지 공식’ 깬다… 국산 MMORPG 시장 재편되나

최아리 기자 2026. 4.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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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은 올 상반기 출시 예정 신작 MMORPG ‘SOL: enchant(솔: 인챈트)’의 광고 모델로 배우 현빈을 선정했다./넷마블 제공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재편 국면을 맞는다. 한국형 MMORPG의 고질적 한계로 지적돼온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단순 자동 사냥·확률형 아이템 과금)’ 공식에서 벗어나, 저작권이 소멸된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 신화 IP(지식재산권)와 새로운 게임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알트나인이 개발한 ‘솔: 인챈트’를 6월 중 출시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오딘Q’를 3분기 국내에 내놓고, 크로노스튜디오의 ‘크로노 오디세이’는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엔픽셀이 개발한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 컴투스는 에이버튼이 제작한 ‘제우스: 오만의 신’을 하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눈에 띄는 흐름은 대중에게 친숙한 고대 신화의 적극적인 차용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Q’는 전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흥행을 이끈 북유럽 신화를 세계관으로 다시 채택했다. 북유럽 신화의 대서사시 ‘에다(EDDA)’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관을 확장했다는 설명이다. 컴투스의 ‘제우스: 오만의 신’은 서양 중세 판타지에 치중돼 있던 기존 국산 MMORPG 시장에 정통 그리스 신화를 정면으로 내세웠다. 최고신 제우스의 절대 권력이 빚어낸 오만과 그로 인해 균열이 일어난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북유럽·그리스 신화는 저작권이 소멸된 퍼블릭 도메인으로, 막대한 IP 로열티 부담 없이 이미 대중에게 친숙하고 방대한 서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신작의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글로벌 이용자 공략에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임 시스템 측면에서는 기존의 흥행 공식이었던 ‘P2W(Pay to Win·돈을 쓰면 더 강해지거나 더 쉽게 이기는 구조)’와 ‘자동 사냥(캐릭터가 알아서 일하는 기능)’ 중심 구조를 깨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솔: 인챈트’는 이용자에게 운영 권한 일부를 넘기는 ‘신권(神權)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용자의 권한은 서버를 관장하는 ‘신’, 월드를 관리하는 ‘주신’, 전 서버에서 단 한 명만 존재하는 ‘절대신’ 등 3단계로 나뉜다. 특히 절대신은 서버 통합, 설정 리셋, 비즈니스 모델(BM) 선택권까지 행사할 수 있어 기존 게임사가 독점하던 핵심 운영 권한이 이용자에게 이양된다. 정해진 틀 안에서 능력치 경쟁만 반복하던 구조를 탈피해 이용자 자치 생태계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크로노 오디세이’는 전투 패러다임에 변화를 시도한다. 기존 MMORPG의 타깃팅 전투 대신 회피와 패링(쳐내기) 등 타이밍 조작이 승부를 가르는 ‘소울라이크’ 기반의 수동 조작 전투를 도입했다. PC·콘솔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해 글로벌 패키지 시장을 겨냥한다. ‘이클립스’는 지형의 높낮이와 지형지물을 전투에 활용하는 전략적 플레이를 핵심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포화 상태인 MMORPG 시장에서 익숙한 서사로 시선을 끌고 새로운 플레이 경험으로 차별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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