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제주 응급·중증·필수 의료 중추 역할

오재용 기자 2026. 4.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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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라병원은 제주 지역에서 유일하게 응급의료전용헬기(닥터헬기)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한라병원은 소방과 해양경찰, 경찰 항공대와 협력하는 ‘포윙스(4 Wings)’ 체계를 통해 야간 및 재난 상황에서도 빈틈없는 항공 이송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제주한라병원

제주한라병원이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제주 의료의 중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의료 인력과 시설, 진료 역량을 꾸준히 확충하며 응급·중증·필수 의료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반세기 동안 축적된 임상 경험과 전문 의료 인력은 제주 의료의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제주한라병원은 현재 전국 상위 수준의 의료 질과 진료 역량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평가받으며 지역 의료의 중심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제주 유일 권역응급의료센터·외상센터 운영

제주한라병원은 1983년 종합병원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제주지역 최초로 장기이식센터, 암센터, 심장혈관센터, 뇌신경센터, 조혈모세포이식센터, 대동맥·심장판막센터 등을 잇따라 개설하며 중증 질환 치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 같은 인프라는 제주권역 필수의료체계의 중심 역할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증·응급 분야에서는 제주에서 유일하게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며 도민의 소중한 생명을 최전선에서 지키고 있다. 두 센터는 중증 응급환자와 외상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제주 응급의료체계의 핵심 기반이다. 전문 의료진과 장비,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갖춰 다양한 응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024년 전국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최우수 A등급을 받았다. 특히 적정시간 내 전문의 직접 진료율 등 7개 항목에서 전국 1위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 수준의 응급의료 역량을 입증했다.

권역외상센터도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부터 2025년 6월까지 중증외상 환자 2338명을 치료하는 동안 타 병원으로 전원한 환자는 12명에 불과했다. 중증환자 1000명당 전원 인원은 5.0명으로 전국 평균 44.4명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이는 제주 지역 특성상 중증외상 환자의 경우 제주 지역 내에서 완결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중요한 통계다. 국립중앙의료원 비상진료체계 기여도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여기에 제주지역 유일의 닥터헬기를 통한 항공 응급이송 체계도 운영되고 있다. 산간이나 도서 지역에서 발생한 중증 환자를 신속하게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중요한 의료 인프라다.

2022년 12월 첫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올해 4월 15일까지 총 159명의 중증 환자를 골든타임 내에 이송했다. 이송 환자는 출혈·골절 등 외상 환자가 55명으로 가장 많았고 심장 질환 41명, 뇌 관련 질환 31명, 기타 호흡기 및 소화기 질환 32명 순이었다.

김성수 제주한라병원장은 “제주 소방과 해양경찰, 경찰 항공대와 협력하는 ‘포윙스(4 Wings)’ 체계를 통해 야간과 재난 상황에서도 빈틈없는 항공 이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닥터헬기는 단순한 이송 수단을 넘어 제주 전역을 아우르는 응급의료 체계의 핵심 축”이라고 말했다.

제주한라병원은 제주응급의료지원단을 운영하며 지역 응급의료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응급의료 자원 조사와 병원 간 협력 체계 구축, 응급환자 수용 지원 등을 통해 지역 응급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 인프라와 협력 체계는 제주 응급의료 환경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중증 환자가 치료 병원을 찾지 못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상황이 제주에서는 사실상 발생하지 않는 의료 환경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제주한라병원은 휴고 로봇수술 시스템을 도입해 대장암과 전립선암 수술을 시작했다./제주한라병원

◇500병상 모두 ‘스마트 병상’… 미래형 병원 선도

제주한라병원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500개 모든 병상을 ‘스마트 병상’ 체계로 전환했다. 상급종합병원에서도 구축하기 쉽지 않은

시스템을 2차 병원이 선도적으로 도입하며 디지털 헬스 인공지능(AI) 기반 미래형 병원 모델을 구현했다.

병동 간호사 스테이션에서는 입원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환자의 심박수, 호흡수, 산소포화도, 체온 등 주요 생체 정보는 물론 AI가 낙상 위험과 심혈관 질환 위험도까지 분석해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또한 로봇 내시경 수술센터를 개소해 로봇수술과 첨단 내시경 장비를 활용한 정밀 치료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의 회복 기간을 줄이고 보다 안전한 치료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김성수 원장은 “스마트 병상 시스템은 환자 관리 기술을 넘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라며 “AI 기반 병상 관리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의료 등 스마트 병원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라의료재단과 연세의료원은 제주 의료 환경의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한라-세브란스 공동진료센터’를 열었다. 암, 심뇌혈관 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소아 중증질환 분야에서 진단부터 치료, 회복 이후 관리까지 실시간 협진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제주한라병원

◇제주에서도 세브란스 진료 받는다

제주 도민에게 중증 질환 진단은 곧 ‘원정 진료’ 부담을 의미해 왔다. 환자와 가족들은 수도권 병원을 찾기 위해 긴 대기 시간과 복잡한 진료 절차, 항공료와 숙박비 등 상당한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제주도민의 타지역 원정 진료 인원은 14만5054명, 진료비는 2448억4732만원에 달했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라의료재단과 연세의료원은 ‘제주한라-세브란스 공동진료센터’를 개설했다. 제주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협진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폐암·간암·위암·유방암 등 주요 암 질환과 심뇌혈관 질환, 희귀·난치 질환, 소아 중증질환 등을 중심으로 협진이 이뤄진다. 실시간 화상 협진 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검사 결과와 치료 방향을 양측 의료진이 함께 논의한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이나 집중 치료를 받은 환자도 이후 추적 관찰과 사후 관리를 제주에서 받을 수 있어 진료의 연속성과 환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됐다.

김성수 원장은 “제주 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가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믿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제주한라병원이 구축해 온 응급·중증·필수 의료 체계와 공동진료 시스템, 첨단 의료 인프라는 그 목표를 향한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도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지역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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