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남기거나 살펴보기 귀찮으시죠? AI가 해드릴게요” 네이버·쿠팡·당근 ‘AI 후기’ 확대

“오늘 방문한 치킨집은 어떠셨는지 쭉 생각나는 대로 말씀해 주세요.”
AI(인공지능)가 가게 방문 후기를 직접 묻고 대신 작성해 주는 시대가 열렸다. 최근 네이버와 쿠팡, 당근 등 주요 IT 업체들이 이용자 후기 시스템에 AI를 전면 도입하며 후기 생태계 개편에 나서고 있다. AI가 능동적으로 이용자와 소통하는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AI 질문에 답만 하면 ‘후기’ 완성
19일 IT 업계에 따르면, 당근은 동네 가게 후기를 음성으로 대화하듯 작성할 수 있는 ‘말로 쓰기’ 기능을 전 업종으로 확대 출시했다. AI가 업체 방문 경험을 음성으로 묻고 이용자가 답한 내용을 텍스트 후기로 변환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AI가 최근 전통 주점을 방문한 이용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라고 묻고 이용자가 “전이 바삭해서 맛있었다”고 답하자, “전을 맛있게 드셨군요. 다른 메뉴도 드셔 보셨나요?”라고 다시 묻는 식으로 문답을 거친 뒤 방문 후기를 작성한다.

앞서 지난 1월 실시한 ‘말로 쓰기’ 베타 서비스 결과, 재이용률은 보통 일반 서비스 평균치인 10~20%대를 웃도는 4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품질 만족도 역시 일반 후기 대비 40% 이상 높았다.
네이버와 쿠팡 역시 여러 후기를 읽는 수고를 덜어주는 AI 요약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 플레이스는 AI 브리핑을 통해 수많은 후기를 분석하고 업체별 특징을 상단에 노출한다. 쿠팡 역시 수많은 구매 후기 중 장단점을 무작위로 추출해 후기 탭 상단에 요약해 주는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낚시성·광고성 후기 잡는 ‘AI 파수꾼’
IT 업계가 AI 후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신뢰도 회복’이다. 최근 조회 수를 노린 낚시성 후기나 대가성 광고 후기, 혹은 “맛있어요”처럼 성의 없는 후기가 범람하면서 이용자 피로도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AI 후기는 작성 단계에서부터 패턴 분석을 통해 광고성 문구나 어뷰징(의도적 조작) 징후를 포착한다. 실시간으로 수만 건의 데이터를 대조해 실제 구매·방문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 가짜 후기를 걸러내는 파수꾼 역할을 하는 셈이다. 플랫폼은 이를 통해 후기의 품질을 높이고 이용자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빠르게 얻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편리함 뒤에 숨은 ‘AI 공해’
AI 후기의 가장 큰 우려는 ‘AI 공해’다. AI가 정제한 후기들이 늘어날수록 이용자 개성과 생생한 감정이 배제된 천편일률적 문체로 도배된 후기들만 남아 플랫폼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관련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던 배달의민족은 AI 기반 메뉴 추천 서비스 ‘먹어본 이웃의 한 마디’를 9일 종료한다. 파편화된 AI 요약을 넘어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반영한 고도화된 추천 기능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후기를 예쁘고 짧게 요약한 것만으로는 이용자를 붙잡기 어렵다는 방증인 셈이다.
다수의 의견을 요약하는 과정에서 정보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0명 중 99명이 만족했더라도 1명이 지적한 위생 문제 등 치명적인 단점이 소수 의견으로 치부돼 누락될 수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AI 덕분에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수십 개의 후기를 읽어야 했던 이용자의 구매 결정 시간이 단축된 것은 사실”이라며 “비슷한 AI 후기들 사이에서 어떻게 차별점을 두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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