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언박싱] 루이비통도 홀렸던 3조 슈프림… 안경회사 품에서 와신상담 재기를

김수연 2026. 4. 20.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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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쿨(cool) 할 수 있나.

지금은 흔한 브랜드 중 하나가 돼 버린 '슈프림'의 초창기는 그랬다.

2017년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의 컬래버레이션이 공개됐는데, 패션계에선 이 지점을 슈프림의 정점으로 본다.

결국 2024년 슈프림의 모기업이던 VF코퍼레이션이 인수 4년 만에 이 브랜드를 안경회사 에실로 룩소티카에 15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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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과 현대 미술 작가 마이크 켈리의 컬래버레이션 홍보 이미지. [슈프림 홈페이지 캡처]

<25> 슈프림


이렇게 쿨(cool) 할 수 있나. 1994년 뉴욕 라파예트가에 문을 연 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요즘 애들’이 듣는 음악이 쿵쾅거리는 매장에 트랜디해 보이는 직원들이 다소 거칠게 손님을 맞아도 고객들은 못 들어와 안달이다.

한정판 상품은 매번 품절. 매장은 잘나가는 스케이트보더들의 ‘만남의 장’이었고, 붉은 사각형 안에 흰색으로 ‘슈프림’이라 쓴 로고는 보더들의 문화적 연대감을 나타내는 표식이 됐다. 지금은 흔한 브랜드 중 하나가 돼 버린 ‘슈프림’의 초창기는 그랬다.

이 브랜드의 시작은 스케이트보더들의 취향 저격 아이템을 파는 것부터였다. 대대적인 마케팅 없이도 당시 대중은 브랜드 글자가 박힌 의류와 액세서리에 열광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선 후디, 모자뿐 아니라 옥스퍼드 셔츠, 포켓 티셔츠, 데님, 면바지 등 일상에서 입을 감각적이면서도 품질 좋은 캐주얼 의류를 찾는 이들이 구매할 만한 것들로 품목을 확장했다.

뉴욕 거리를 누비는 슈프림 애호가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나이키 등 유명 브랜드들은 협업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2017년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의 컬래버레이션이 공개됐는데, 패션계에선 이 지점을 슈프림의 정점으로 본다.

‘슈프림 X 루이비통’ 협업이 이뤄진 해, 회사 가치는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까지 추정됐다. 다국적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이 슈프림의 지분 절반을 5억달러(약 7000억원)에 매입한 것에서 추정된 가치다.

브랜드 창립자가 고수해 온 원칙의 결과물이라는 게 당시 업계 평가였다. 설립자 제임스 제비아는 마돈나, 마이클 잭슨 등 1980년대 ‘패피’(패션피플)들이 즐겨 입었던 ‘패러슈트’ 출신이자, 당시 뉴욕 소호의 새로운 패션 신을 형성하던 스투시의 1호 뉴욕 매장을 연 이력을 가졌다. 그는 슈프림 매장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취향에 집중해 창의적인 제품을 기획하는 것에 충실했고, 희소성을 잃지 않는 수준으로 양질의 제품을 선보였다. 2006년에야 웹사이트를 개설할 정도로 신비주의를 중시하기도 했다.

이랬던 창립자의 신념은 슈프림의 덩치가 비대해지면서 흔들렸다. 2010년대 후반 들어 진출국가가 빠르게 늘며 기업화됐고 희소성과 신비주의는 약해졌다. 팬들도 떠났다.

결국 2024년 슈프림의 모기업이던 VF코퍼레이션이 인수 4년 만에 이 브랜드를 안경회사 에실로 룩소티카에 15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팔았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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