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관광]K-뷰티가 연 외국인 환자 100만명…K-메디슨으로 잇는다
일본·중국 미용, 몽골·카자흐 내과·종합병원 중심…시장 다층화 뚜렷
외국인 환자 100만명 시대가 열렸다. K-의료관광이 미용 중심 시장을 넘어 치료와 검진, 웰니스, 장기 체류형 서비스로 외연을 넓히며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그동안 한국 의료관광은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외국인 환자 유치가 병원 안 의료 소비에 그치지 않고 숙박과 쇼핑, 외식, 관광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의료와 관광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의학신문은 외국인 환자 100만명 시대를 맞은 K-의료관광의 산업적 파급력과 시장 구조 변화, 향후 확장 가능성을 조명했다.
<글 싣는 순서>
① 3조6647억원 쓴 외국인 환자…K-의료, 병원 밖 소비까지 키운다
② K-뷰티가 연 외국인 환자 100만명…K-메디슨으로 잇는다
③ 해외 경쟁 속 제도 고도화·지역 확장 과제…넥스트 K-의료관광

2009년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이 본격화된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선 수치다. 누적 환자 수도 505만명에 달했다.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의 체급 자체가 한 단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성장의 중심은 피부과와 성형외과였다. 일본·중국이 전체 환자의 60%를 차지했고, 진료과별로는 피부·성형이 68%를 기록했다. 카드 사용액도 피부과 5855억원, 성형외과 3594억원으로 1·2위를 차지해 K-뷰티가 외국인 환자 유치의 핵심 동력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한국 의료관광이 더 이상 미용 중심의 단일 시장이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보건산업진흥원 '2024년 외국인 환자 유치 현황' 분석에 따르면 주요 유치국 사이에서 '미용-내과통합' 이분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중국·대만·태국 등 상위권 국가는 피부과와 성형외과 비중이 높았던 반면, 몽골·베트남·러시아·카자흐스탄 등은 내과통합 진료 수요가 더 두드러졌다.
시장이 한쪽에서는 미용 중심으로 빠르게 커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치료형 의료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몽골과 카자흐스탄은 한국 의료관광의 다음 성장축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카드 소비 분석에서는 두 나라가 종합병원·내과 중심의 '치료형 고액 소비 국가'로 분류됐다.
카자흐스탄의 1인당 카드 소비액은 1000만원을 넘겨 가장 높았고, 몽골 역시 내과통합 진료가 검진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보건산업진흥원은 "중증질환과 장기 치료 수요가 남아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치료형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라는 것.
보건산업진흥원 한동우 본부장 역시 "외국인환자 의료 소비가 피부·성형 중심 단기 진료부터 검진·치료 중심의 중장기 체류형 소비까지 다층적인 구조를 보인다"고 현 의료관광 시장을 분석한 바 있다.
이 같은 다층 구조는 한국 의료관광의 강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용 분야에서는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고, 치료형 시장에서는 내과통합과 종합병원, 검진, 수술 중심 수요가 조금씩 저변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의료와 관광 소비가 함께 높은 '복합형 소비 국가'로 분석됐다. 미용과 치료, 단기 방문과 중장기 체류가 한 시장 안에서 동시에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국가별·질환별 맞춤 전략 수립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정부도 시장 다변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2월 열린 제11차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는 일본·중국·미국 등 핵심 시장은 신규 도시 수요를 넓히고, 중국 2선 도시와 일본 지방도시 공략을 추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동시에 피부·성형 등 심미 중심 진료과목을 탈모·안과·치과 등으로 넓히고, 몽골·러시아·CIS 국가는 중증치료 중심의 고부가 시장으로 육성하며, 동남아와 중동은 성장 잠재력이 큰 신규 시장으로 발굴하겠다는 방향도 함께 담겼다. 한국 의료관광이 기존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다음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외국인 환자 117만명 시대의 의미는 숫자 자체보다 시장 구조의 진화에 있다. K-뷰티가 한국 의료관광의 문을 열었다면, 치료형 의료는 그 문을 더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용에서 시작해 검진과 치료, 수술과 장기 체류형 의료로 확장되는 흐름은 한국이 단순히 '방문해 시술받는 나라'를 넘어 '믿고 치료받는 나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