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학수 골프 오디세이 <269> 김효주, 비거리 혁명의 세 가지 비밀] 턱걸이와 내 몸에 맞는 클럽 그리고 왼쪽 어깨가 멀어지는 스윙

민학수 스포츠전문 칼럼니스트 2026. 4. 20.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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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가 3월 28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 호스 패스의 월윈드 골프 클럽에서 열린 ‘2026 포드 챔피언십’ 3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
민학수 스포츠전문 칼럼니스트 - 민학수의 올댓골프 대표, ‘골프룰 도대체 왜이래’ ‘골프를 찾아서’ 저자

한국의 여자 프로 골퍼에게 30세란 종종 은퇴를 고민하거나 기량 하락을 걱정하는 시기로 여겨진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에 최고의 기량을 뽐낸 뒤 신체 능력과 집중력 저하로 투어를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5년생 ‘골프 천재’ 김효주(31)는 이 공식을 보기 좋게 깨뜨리고 있다. 오히려 10대 시절보다 더 성숙하고 강력해진 모습으로 제2의 전성기를 알리며 역주행의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김효주의 최근 성적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지난 3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포티넷 파운더스컵과 포드 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우승을 거뒀다. 두 차례 모두 미국의 간판스타 넬리 코다를 접전 끝에 이기며 통산 9승 고지에 올랐다.

플레이 스타일의 놀라운 변화가 눈에 띈다. 김효주는 과거 정교함을 앞세워 완벽한 버디 기회를 노리는 ‘수비 골프’에 가까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핀을 직접 노리는 ‘공격 골프’로 탈바꿈했다. 파 5홀에서도 끊어 가던 과거와 달리 과감하게 핀을 공략한다. 올 시즌 투어에서 4월 7일(이하 현지시각) 기준 버디 105개(1위)와 이글 5개(2위)를 쓸어 담은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포드 챔피언십에서는 54홀 투어 최소타(25언더파 191타)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이러한 전술 변화를 가능하게 한 핵심 동력은 바로 16야드 이상 훌쩍 늘어난 ‘드라이버 비거리’다. 지난해 평균 247.36야드에 머물렀던 그의 티샷은 올해 평균 263.90야드를 날아갔고, 포드 챔피언십 중에는 278야드를 찍기도 했다. 티샷을 멀리 보내니 두 번째 샷에서 훨씬 짧은 클럽을 잡게 되고, 이는 곧바로 날카로운 핀 공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효주가 어떻게 서른의 나이에 잃어버린 비거리를 되찾고 오히려 늘릴 수 있었을까? 그 세 가지 비결과 아마추어 골퍼가 이를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기 쉽게 해부해 본다.

비결 1│“굳은살 박인 손바닥”… 턱걸이와 하체 웨이트가 만든 신체 개조

첫 번째 비결은 혹독한 웨이트트레이닝이다. 과거 턱걸이를 단 한 개도 하지 못했던 김효주는 올해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 정자세 턱걸이를 세 개까지 해낸다. 손바닥에 굳은살이 생길 정도로 매달렸다. 머신에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발판을 밀어내며 하체 근육을 단련하는 대표적인 웨이트트레이닝 기구인 레그 프레스는 무려 240㎏을 들어 올린다. 그 결과 20㎏대였던 골격근량이 30㎏대까지 솟구쳤다. 프로의 유일한 휴식일인 월요일은 물론, 우승한 다음 날에도 체육관을 찾아 몸 관리에 매진하고 있다.

골프 스윙에서 비거리를 내기 위해서는 꼬임(x-factor)을 버텨주는 튼튼한 하체 지지력과 임팩트 순간 클럽을 강력하게 당겨 내려오는 상체(특히 등과 광배근)의 힘이 필수적이다. 김효주는 레그 프레스로 하체 축을 단단하게 하고, 턱걸이로 등 근육을 강화해 폭발적인 스윙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신체 엔진을 장착한 것이다.

[아마추어 적용 방법: 등 근육과 코어를 깨워라] 아마추어 골퍼는 비거리가 줄어들면 가장 먼저 최신형 드라이버 장비부터 검색한다. 하지만 진정한 비거리는 ‘내 몸’에서 나온다. 헬스장에 간다면 광배근을 발달시키는 ‘랫 풀 다운(Lat Pull Down)’이나 보조 밴드를 활용한 턱걸이부터 시작해 보라. 헬스장에 갈 시간이 없다면 집에서 스쾃과 플랭크를 매일 10분씩만 해도 코어와 하체가 안정된다. 백스윙 톱에서 몸이 흔들리지 않고 버텨주는 힘이 생기면, 정타율이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비거리가 늘어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비결 2│왼쪽 어깨를 낮추고 매일 1시간의 빈 스윙을 하라

두 번째 비결은 빈 스윙 훈련과 스윙 메커니즘에 대한 깊은 이해다. 김효주는 여섯 살 때 골프를 시작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1시간씩 빈 스윙 연습을 했다. 또한 최근 그가 깨달은 정타와 비거리의 비밀은 다운스윙 시 ‘왼쪽 어깨가 턱에서 멀어지는 느낌’이다. 왼쪽 어깨가 높아진 상태로 스윙하면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고 방향성과 일관성이 무너지기 때문에, 왼쪽 어깨를 낮춰주며 몸과 얼굴이 멀어지는 느낌으로 회전하는 것이다.

김효주의 빈 스윙은 무의미하게 허공을 가르는 것이 아니다. 백스윙 때 오른발로 갔던 체중을 다운스윙 때 자연스레 왼발로 이동시키며, 왼쪽 다리에 단단한 벽이 있다고 상상하며 버텨낸다. 또한 빈 스윙을 할 때 클럽 헤드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임팩트 구간을 지난 직후에 나도록 리듬을 맞춘다.

[아마추어 적용 방법: 실전 같은 빈 스윙과 척추 각 유지] 많은 아마추어가 빈 스윙은 부드러운 리듬으로 하면서도, 막상 공 앞에서는 몸이 굳어버리고 강하게 치려는 생각에 힘이 들어간다. 특히 공을 멀리, 띄워 보내고 싶은 마음에 임팩트 순간 상체가 들리면서 왼쪽 어깨가 턱 쪽으로 솟구치는 ‘얼리 익스텐션(배치기)’ 실수를 자주 범한다. 오늘부터 김효주의 빈 스윙 연습법을 따라 해보자. 공이 없어도 실제 샷처럼 정확한 체중 이동을하며, 바람 가르는 소리가 내 몸 중심이 아닌 타깃 쪽(임팩트 직후)에서 나게끔 스윙한다.

비결 3│드로(draw) 구질 장착과 현명한 장비 피팅

세 번째 비결은 공격적인 구질로 전환과 신체 능력을 뒷받침해 주는 장비의 조화다. 김효주는 과거 스윙 일관성 문제로 페이드(공이 왼쪽에서 출발해 오른쪽으로 휘는 구질)를 주로 구사했다. 그러나 하와이 전지훈련 동안 맹훈련을 거쳐 드라이버와 아이언 모두 드로(공이 오른쪽으로 출발해 왼쪽으로 휘는 구질)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되었다. 드로 구질은 낙하 후 런(구르는 거리)이 페이드보다 길어 비거리 확보에 매우 유리하다.

비거리가 늘어난 만큼 장비에도 세밀한 변화를 줬다. 스윙 스피드가 빨라짐에 따라 요넥스의 카이자라이트 샤프트 중 무게가 약 42g로 가벼우면서도 강성이 높은 4S 스펙으로 교체했다. 가벼운 경량 샤프트로 스피드는 유지하면서 강도를 높여 헤드의 흔들림을 잡고 볼에 힘을 완벽히 전달하는 전략이다.

[아마추어 적용 방법: 자기를 속이지 않는 장비 선택과 구질 훈련] 아마추어 남성 골퍼 중에는 자존심 때문에 무겁고 강한 60g대 S나 X 플렉스 샤프트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피드가 받쳐주지 않는 상태에서 무거운 샤프트를 쓰면, 힘에 부쳐 스윙 폼이 무너지고 고질적인 슬라이스를 유발한다.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스윙 스피드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볍고 자기에게 맞는 스펙의 클럽을 찾는 것이 비거리 향상의 숨은 1인치다. 연습장에서 덮어 치는 아웃-인(Out-In) 스윙 궤도를 인-아웃(In-Out)으로 교정해 보라. 클럽이 안쪽에서 떨어져 공을 타격하는 느낌을 깨닫게 된다. 비거리와 정확성 모두 좋아진다.

“가장 성숙해진 지금의 내 골프가 제일 재밌다.”

10대 시절 천재성을 뽐내던 소녀는 20대 시절 깊은 슬럼프를 겪으며 자기 스윙에 의심을 품기도 했다. 수많은 골퍼가 그 문턱에서 좌절하지만, 김효주는 오히려 신체를 단련하고 스윙을 재정립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김효주는 “결과가 어떻든 매 샷 내가 목표한 것을 공략한다”며 “서른을 넘겨 성숙해진 지금의 내 골프가 가장 좋다”고 했다.

그녀가 보여준 체력 훈련, 올바른 빈 스윙의 습관화 그리고 스마트한 구질과 장비 선택은 비거리에 목마른 아마추어 골퍼에게도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당장 오늘부터 무작정 힘으로 공을 때리기보다, 턱걸이하듯 등 근육의 쓰임새를 느끼고, 왼쪽 어깨를 낮추며 바람 가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 당신의 골프에도 분명, 짜릿한 ‘제2의 전성기’가 찾아올 것이다.

3월 30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호스 패스의 월윈드 골프 클럽에서 열린 ‘2026 포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가 18번 홀 그린에서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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